인생을 살면서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by 어린왕자


현재의 내 삶에 과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그 다른 삶이 살짝 윙크를 보내는 때가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너 어디로 간 거야?

인생을 살면서, 혹은 인생을 살면서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혹은 인생을 살면서 자연스레 사라지는 것들이 우리에겐 무수히 많다는 것을 안다. 문득 떠오른 것들은 새롭기도 하고 혹은 다르기도 하고 혹은 낯설게 느끼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지만 그에겐 그다지 의미가 없는 것도 있다. 함께 사는 화가 친구ㅡ여자 친구ㅡ가 옆집 화가를 좋아하는 것 같다. 옆집 화가에게도 옆의 친구가 있다. 함께 있으면 옆집 화가 얘기를 꺼내기도 한다. 사랑의 감정일 수도 있고 동료의 감정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혹여 사랑의 감정이어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함께 와인을 마시면서도 옆집 화가의 그림 속에 담긴 내 여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여자 친구는 그걸 남기고 암으로 떠났다. 오랜 시간이 지나 어느 파티에서 옆집 화가의 옆지기를 만난다. 그녀는 그를 모르는 것 같다.

천천히 사라지는 것들도 있다.


ㅡㅡ평균적인 중년의 나이에 들어선 사십 대 남성을 일인칭 서술자로 전개되는 이 단편소설은 주로 중년의 삶에 깃든 불안과 두려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름도 있지만 '나'는 대학가나 예술가에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중년의 남자다. 그들의 고뇌와 번민을 세심하고 때로는 무기력한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때로는 번민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젊음은 술과 담배로 즐기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평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 어느덧 그런 날은 가고 문득 삶이 아주 낯선 곳으로 흘러와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자문하기도 한다.

그들의 잃어버린 꿈과 자유와 낙관주의를 포함해 저물어가는 젊음과 함께 사라진 것들을 하나씩 불러내어 애도한다. ㅡㅡ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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