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빛을 품었다
이제 떠날 것은 떠난다
소리 없이 조용히 내려앉는다
두려움도 없다
혼자서 바라보다
혼자서 맞이하는 석양
구름 사이로 걸린 석양이
한 점 미련도 없이 내려앉는다
제법 길어진 햇살이
뒷걸음질로 되돌아
에펠탑에 머물러
화려한 청춘을 불사르듯
하늘로 용솟음치며 휘감긴다
나는 보았다
높은 곳에 올라 석양이 기우는 것을
나는 알았다
내가 이토록 낮은 곳에 있다는 것을
오래된 마음처럼 너를 바라보며
너를 사무치게 그리다 놓아준다
잘 가렴, 하루도 애썼다
너의 하늘에 모두 적어 둘게
오래오래 잊지 않으리라고
ㅡㅡ어린 왕자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