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그것이 삶의 본질이 아닐까 한다
사람의 인생은 참으로 역설적인 부분들이 많다.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고 싶고, 어른은 어렸을 때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 외에도 머리로 알고 있더라도, 지나가야만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젊음의 소중함은 늙고, 아플 때 알게 된다. 부모의 사랑은 부모님이 곁에 없을 때 비로소 알게 된다. 건강의 소중함은 건강을 잃고 나서 알게 된다. 고난도 지나고 나서야 추억이 되고 소중한 경험으로 남게 된다.
반대로, 나쁜 것도 지나야 만 알게 되기도 한다. 인간 관계도 배신을 당하거나 하는 등 어떤 일련의 일들 겪고 나서야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사기도 다 손해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것들을 우리는 지나야 만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어쩌면, 후회라는 것이 삶의 본질일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단, 후회만 하지 말고 또 앞날에 교훈으로 삶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지나야 만 알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면 어쩌면 나는, 아니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것들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쉽게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들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 “이거 무조건 돈 버는 거야” 같은 말이라던지, “나는 사랑이 뭔지 안다”던지, 어른들이 “응당 사람은 ~~~ 하게 사는 게 맞는 거야”같은 말이라던지 말이다. 생각해 보면 오히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통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은 실제로는 모른다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를 나는 여러 번 큰코다치면서 배우고 있다. 예를 들면 정신과의사로 처음 몇몇 환자분들하고는 몇 가지 말만 듣고 함부로 이 환자는 이럴 거야라는 확신에 차서, 오히려 환자분에게 나도 모르게 가진 편견으로 말실수를 하고 환자와 랍뽀가 깨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배우자도 믿고 다 모든 걸 주고,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매일 술자리를 허락하다가 외도라는 결과를 맞이한 것 도 비슷한 것일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지만, 또 반대로 내 삶 속이란 긴 여행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 어느 순간일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또 힘이 되기도 한다. 지나야 만 알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지나버렸을 수도 있지만 아직 내 삶 속에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나 기쁨이 언제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더 최악인 나날들이 있을 수 있지만, 최고의 나날들이 언제인지도 알 수가 없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것을 알 수 없기에 우리는 더 매 순간 열정을, 사랑을 불태울 수 있기도 하다.
(아직은 그럴 힘이 없지만, 그렇다고 절망만 하고 싶지는 않다.)
정말 인간의 삶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지나야 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어 우리는 큰 슬픔을 매번 겪게 되면서도, 동시에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