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무생채비빔밥, 소고기뭇국
시절인연-모든 현상은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불교 용어)
현대에는 모든 인연에는 때가 있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모든 인연에는 시절이 있다는 것.
그러니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나게 될 인연은 만나게 되어 있고 애를 써도 만나지 못할 인연은 어떤 노력을 해도 만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어제 친한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결혼식에는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 뿐만 아니라. 지금도 친하다고 생각하고 그 시절에는 더 친했던 연락이 간당간당한 친구들도 오랜만에 만났다.
"00아! 진짜 오랜만이다!"
와락 안아주는 친구덕에 호탕한 웃음이 먼저 터졌다.
"너는 여전히 박력 넘치는구나. 잘 지냈지?"
친구 품에 안겨서 건네는 한마디 한마디에도 어색함은 없었다.
가장 순수했고 가장 잃을 것이 없었던 중, 고등학생의 우리가 시간이 지나 누군가는 한 가정의 엄마가 되었다. 결혼하지 않은 나에게 결혼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모습을 보면 어색하면서도, 또 다른 인생의 쳅터에서 잘 지내는 것 같아 대단해 보인다.
혼자만 결혼생활에 대한 것을 느낄 수 없다며 너도 꼭 결혼해서 느껴 봐야 한다는 농담 섞인 말을 하며 깔깔 웃는 친구들. 그 이야기들을 건네면서도 눈빛으로 애정이 듬뿍 담긴 시선을 받으면 끊어질 듯한 인연이 이렇게 얇게 다시 이어지게 되는 것 같아 신기하다.
각자의 삶이 바빠 얼굴 보기 힘들지만 그래도 서로 잊힐 때쯤 다시 얇게 이어지는 인연은 시절을 초월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 대한 마음과 관계가 의지로 될 수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에 더 동의한다. 내 마음과 욕심이 누군가에게 오롯이 닿지 못하는 것. 누군가의 상황이 마음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하기에 내 마음에 대한 갈무리도 내 욕심에 대한 갈무리도 내 것이다.
그렇기에 그 시절이 지나 떠나가는 인연도 그 시절을 지나 버텨준 인연도 모두 너무 소중하다.
그러니 나는 그저 나를 위해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어야 한다.
무는 채 썰어서 소금에 절여둔다. 절여진 무는 먹어보고 너무 짜면 한 번 헹궈낸다. 짜지 않고 간이 적당하다면 물기를 짜준 후 바로 사용한다.
마늘을 넣고 매실청과 식초를 1:1 비율로 넣는다. 색을 내기 위해 고춧가루를 넣고 섞는다. 섞고 맛을 보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재료를 더 넣어주면 된다. 나는 식초를 조금 더 넣어 주었다.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넣어준다. 그러면 완성.
무생채는 바로 먹지 말고 1~2일 정도 냉장고에 두었다 먹으면 양념이 배여 더 맛이 난다.
남은 무생채로는 비빔밥을 만들어 먹어도 좋으니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 보자.
모두 밥꼭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