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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콩 Mar 06. 2024

홀씨는 싫다.

아이유-홀씨

"내가 누울 자린 아마도 한참 더 위로

아니 적당히 미끈한 곳에 뿌리내리긴 싫어

내 뒤로 착착 따라붙어 다 예쁘게 줄지

난 기어코 하늘에 필래 음, What a tiny leader

아슬아슬히 나는 홀씨 하나 또 다른

길을 향해서 Fly high to bloom

혹시 나의 안부를 묻는 누군가

있거든 전해줘 걔는 홀씨가 됐다구"





아이유의 노래가 나왔다. 

요즘 유행하는 트렌디한 느낌의 힙합 비트와 멜로디.

그 트렌디함을 타며 그녀는 홀씨가 되고 싶단다.


가수 그리고 작사가로 아이유라는 아이콘을 참 좋아하기에 그녀의 노래를 기다렸다.

이번에는 어떤 노래로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까.


그녀의 이번 노래들 중 가장 힘을 준 것 같은 곡. 홀씨.

멜로디가 너무 좋다.

그리고 들리는 가사. 가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천천히 뜯어보았다.

역시나 입에 착 붙는 가사와 딱딱 떨어지는 세련된 라임은 그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무언가 피곤하다.

그녀는 땅에 꽃을 피우지 않고 홀씨로 하늘에 피고 싶다고 한다.

그녀 다운 당찬 욕심과 욕망이 가득 보이는 가사.

아이유의 당찬 포부는 알겠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공감은 잘 되지 않는다.


땅에 이미 꽃을 흐드러지게 피운 그녀가 더는 땅에서 노는 게 재미없어 하늘로 목표를 잡은 느낌이다.

그녀라 가능하고 이해되는 이야기.

그렇지만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은 이야기.

땅에 뿌리내려 꽃을 피우기도 힘든 세상에 하늘에서 꽃 피우라니.

그건 욕심이다.






하늘에 피려 홀로 떠다니는 홀씨는 아직 싫다.

남들처럼 그저 평범하게 맘에 드는 곳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려 해사하게 꽃 피우고

꽃으로 살다 지겨워지면 홀씨가 되자.


땅에 자신의 꽃을 피워보지 못한 사람은 

하늘에 피고 싶은 여유가 없다.


그러니 외롭게 하늘에 피려 말고 

적당하고 맘에 드는 곳에 자신의 꽃을 피웠으면 

궁금했던 자신의 꽃도 확인해 보고

주변의 다른 꽃들도 보고 그렇게 살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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