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나 봄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다 돌아온 주말.
만든 샌드위치를 먹고 학교로 간다.
아무도 없는 학교에서 조금 더 일하고 책을 반납하러 가는 길.
나도 모르는 사이 봄이 왔다.
길에는 개나리와 벚꽃이 폈고, 마트에는 냉이가 보인다.
티브이에서 본 냉이된장찌개를 만들 생각으로 냉이를 집었다.
몸이 피곤해서 잘 쉬었으면 하는데 쉬자고 마음먹어도 사부작사부작 무언가를 해야 하는 성격 때문에
주말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학교 학생을 만났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조금 더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쓰이는 아이.
대충 인사를 하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뭔가 짠하고 찝찝하다.
연락처를 찾아 연락을 해본다.
'담임은 아니니 담임의 권한까지는 넘지 말아야지.'
'스스로 잘 지낼 수 있어야 하니 무분별한 도움으로 씩씩함을 잃게 하면 안 된다.'
'그래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도움을 청하면 달려갈 어른이 있다는 건 알려주자.'
괜히... 진심을 무뚝뚝함에 숨겨본다.
작년에 심어두었던 방울토마토.
물만주고 방치해 두었던 방울토마토에 조그마한 무언가가 보인다.
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