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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Aug 24. 2024

청년기

난 아직 어립니다

  어렸을 땐 스무 살만 넘으면 멋들어진 어른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다. 어림도 없는 소리. 스물셋이 된 지금도 난 아직 그냥 새파란 핏덩어리일 뿐이다.


  다들 20대는 불안정한 시기라고들 한다. 냅다 세상에 던져진 듯한 기분. 불확실한 미래. 앞서 나가는 듯한 남들. 그에 비해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에 엉망진창인 자신의 모습. 오히려 그렇기에 20대야말로 무언가를 배우기에 최고의 시기가 아닐까. 실수를 하고 미숙한 모습을 보이고 쫄딱 망해도 난 아직 어리니까 괜찮다며 박박 우겨볼 수 있으니.


  대학에 들어올 때만 해도 나는 정의감 넘치는 청년이었다. 나쁘게 말하면 독단적이고 고지식했다. 뭐 지금도 마냥 유연하고 자유로운 사람은 아니지만, 3년 사이에 많이 부드러워지지 않았나 싶다. 경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좁은 시야를 가진 사람은 목표에 집중하는 힘은 강할지언정 소중한 여러 가지 것들을 놓치기 마련이니까.


  전역하면, 그게 언제일지는 몰라도, 여행을 다녀볼까 싶다. 아직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의 모습들이 조금 궁금해진다. 가끔은 내일을 기대하게 된다. 꼭 즐겁고 편하고 행복하지 않아도 좋다. 행복만이 살아가는 이유는 아니라는 걸 깨달았기에. 가끔은 아프고 슬퍼도 좋다. 후회해도, 그리워해도 좋다. 그조차도 선물이 되어 나의 빛이 되어 내 그림자를 짙게 칠해줄 테다. 내가 느끼는 모든 것들이 모여 나의 자화상을 그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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