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위치에서 나의 올바름을 찾다
온갖 약물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나는 텅 빈 눈으로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더러운 기분이었다. 잠시 뒤 분노가 몰려왔다. 분노의 뒤에는 자책이 따라왔다. 나는 무엇을 바라고 있었을까.
의사는 나에게 혈관 카테터를 이용한 정밀검사를 권했지만, 검사 비용은 100만원이 넘었고, 나는 시험기간의 대학생이었다. 퇴원을 말리는 의사의 말을 무시하고 나는 다음날 병원을 나섰다. 내 짐을 맡고 있던 선배에게 지갑과 휴대폰, 겉옷을 받고 집으로 향했다. 꽤 많은 이들이 나를 걱정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자책과 원망이 마음을 오갔다. 억울했다. 나의 피와 땀, 노력과 의지가 고작 소주병에 의해 부정당했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었다. 먹은 음식은 족족이 토해냈다. 가슴이 쿵쾅거려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휴대폰을 들어 학생회장 선배에게 연락했다. 나는 그 부조리를, 공정하지 않았으며 폭력적이었던 면접을, 나의 비극 뒤에 숨어있었던 추악한 학과의 모습을 까발리기로 결심했다. 아무에게도 응원받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 어떤 책임도, 누구와도 나누어 지지 않을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