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7
이 영화를 위해 배웠다는 기타와 하모니카, 피아노 연주가 티모시에게 꽤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영화를 보는데 집중을 방해하지 않았다. 100퍼센트 실존인물을 모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말투와 노래에서도 연기에 대한 진심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 자체만으로 봤을 때는 평이했으나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이 즐거운 영화였고 밥 딜런의 음악에 조금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 보니 시적인 그의 가사가 가진 매력이 온전히 전해지지 않았는데 그가 살아온 시대와 그의 저항정신으로 쓰인 음악이 20대 때 보다는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진다. 2007년, 토드 헤인즈의 '아임 낫 데어'가 개봉했을 때 영화를 다 보고서는 그를 더 알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계속해서 익숙한 자신에게 저항하는 것이 그의 음악이 아닐까 싶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 평화를 향해 앞장 서 나아갔던 조안 바에즈의 저항과는 다른 밥 딜런의 저항은 지극히 사적으로 이해된다. 예술에만 진심일 때 닿을 수 있는 마음 속의 한 곳을 두드리는 것만이 오직 중요한 사람의 고독하고 집요한 시간이 들려온다. 내가 당신을 안다고 생각했을 때 당신이 그곳에 없고, 완전히 모르는 사람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