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팀 Hearty 이야기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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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에서는 핫티의 역사와 지난 4년간 팀을 꾸려오면서 어떻게 활동 주제를 정해왔고, 어떻게 팀워크를 쌓아왔는지에 대해 공유했다. 이번 글에서는 이전 글보다 더 실질적인 관점에서 회의를 효과적으로 운영해온 방법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핫티의 공식 회의는 80번이지만, 카톡으로 비공식 회의를 수없이 진행했기 때문에 정확히 몇 번의 회의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얼추 따져보아도 100번은 훌쩍 넘었다. 우리는 그 사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우리만의 회의록 양식을 구축하고, 우리에게 알맞은 방법을 찾아냈다. 이 이야기가 팀빌딩을 이제 막 마치고 본격적인 회의 과정이 필요한 뉴비 팀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100번이 넘는 회의를 하며 우리는 다양한 회의 방식을 시도했다. 특히, 서로의 집이 제각기 떨어져 있어 물리적 한계가 있는만큼, 이동시간 단축과 효율적인 스케줄 조정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비대면 회의들을 시도했다. 우리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아래의 포인트들은, 본업은 따로 있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공감할만한 이야기일 것이다.
꾸준한 회의가 4년 동안 팀을 유지한 가장 큰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시기에는 일주일에 한 번은 꼭 회의를 했다. 각자의 일이 바빠 만나기 어렵다면 온라인으로라도 주기를 지켜 회의했다.
회의의 간격은 일주일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동아리, 학회, 그리고 수업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자연스럽게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해야 ‘일상’이라고 이야기하게 된다. 일주일 이상 넘어가게 되면 이 프로젝트가 각자의 삶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보관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기억력은 생각보다 더 나쁜데, 이걸 보완할 수 있는 것이 회의록이다.
① 쉽게 접근과 검색이 가능한 플랫폼에 아카이빙하기
우리는 아카이빙을 위해 <잔디>라는 협업 툴을 이용했다. 잔디의 가장 큰 장점은 PC와 모바일 앱이 따로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다. 카톡과 달리 한글, 워드, PDF 파일을 별도의 프로그램 없이 미리보기가 가능했다. 급하게 파일을 확인해야할 때 굉장히 유용했다.
구글 드라이브나 네이버 MY BOX를 쓰면 되지 않냐 할텐데, 잔디는 채팅 형식으로 아카이빙이 가능하다는 점이 다르다. 파일마다 코멘트로 회의록의 주요 내용을 적어두면 추후 검색할 때 편하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잔디 무료버전은 1년까지만 파일을 보관해 주기 때문에 결국 구글 드라이브로 아카이빙 장소를 옮겨야 했다.
② 회의록 작성하기
회의록은 팀의 공유 브레인과 같다. 여러 사람과 함께 일하다 보면 서로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회의록에 있는 내용은 모두 함께 이야기하고 동의한 내용이기 때문에 혼란 없이 정리가 된다.
팀 회의 스타일에 맞는 회의록 틀을 만들어두고 그곳에 작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틀이 있으면 기록하는 사람이 다르더라도 일관되게 정리할 수 있다. 또한 틀에 따라 회의 순서를 진행하면 되기 때문에 더욱 원활한 회의가 된다는 점도 굉장히 큰 장점이다. 회의를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굉장히 큰 장점이다.
Hearty 회의록을 예시로 보여주자면 크게 네 파트로 볼 수 있다. 먼저 날짜, 참석자와 같은 기본 정보 파트가 있다. 두 번째는 안건과 회의를 진행하며 논의하고 결정된 사항을 적는 파트다. 안건 별 각자의 의견을 기록하고 협의된 결과는 굵은 글씨나 다른 색으로 표시하였다. 세 번째는 앞으로 해야할 과제와 다음 회의 일정을 적는 파트다. 한 회의가 끝날 때 다음 회의 날짜를 잡아야, 꾸준한 회의가 가능하다. 그리고 오늘의 TMI 파트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래 나와있으니 설명을 생략하겠다.
보통 ‘회의’를 이야기하면 한 공간에서 모두 모여 앉아 하는 오프라인 회의 또는 온라인 화상 회의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우리는 안건과 상황에 따라 효율을 높이기 위해 더 다양한 회의 방식을 시도해보았다.
① 오프라인 회의
오프라인 회의는 짧은 시간 안에 밀도 높은 이야기가 가능하다. 한 자리에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집중력도 높고 회의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각자 거주지역이 달라 한 곳에 모이는 것이 부담되고, 또 회의룸을 빌리거나 카페에 가게 되면서 비용도 들게 된다.
② 온라인 회의
온라인 회의는 각자 편한 장소에서 진행할 수 있으며, 모든 일정이 끝난 후 밤에 진행해도 되기 때문에 회의 시간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하지만 예약한 시간안에 끝내야하는 오프라인 회의에 비해서 확실히 회의가 늘어지는 느낌이 있었다. 나중에는 폐회 시간을 정해두고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강제성은 없다보니 회의가 길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사용하던 화상 회의 프로그램 무료버전이 시간 제한을 두면서 불편함이 생기기도 했다.
③ 카톡 회의
간단한 안건의 경우 노트북 앞에 앉아 카메라와 마이크를 켜고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져, 카카오톡 회의도 진행했다. 다른 협업툴도 많지만 카카오톡은 보다 더 자주 확인할 수 있고, 키워드나 날짜로 검색이 쉽다. 공지나 책갈피 기능을 이용하면 중요한 내용들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편하다.
그래도 회의를 하기엔 처음에는 시간을 정해 놓고 카톡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었는데, 각자의 채팅 속도가 다르다보니 원활하지 않아 카톡 게시판 기능을 이용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Hearty 단체 톡방을 공지방/일상방 두 개로 분리했다. 일은 공지방에서 하고 잡담은 일상방에서 나눴다.
카카오톡 게시판 논의는 간단하다. 논의 안건을 적은 게시글을 올리면 댓글로 각자의 의견을 적는 것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회의 날짜나 시간을 따로 잡지 않아도 돼, 편하게 논의가 가능하다. 맡은 업무를 하다가 회의에서 미처 논의하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하면 바로 게시글을 올리면 해결 된다. 실시간 대화가 아니기 때문에 논의 안건에 대해서 오래 생각하고 본인의 의견을 적을 수 있어 더 빈틈없는 의견일 경우가 많다.
④ 엑셀/PPT 회의
다이어리를 제작하면서 많이 사용한 방법이다. 구글 스프레드 시트를 활용하면 세부사항에 대한 의견을 상세하게 남기기 쉽다. 모먼트 다이어리에는 총 50개의 질문이 필요한데, 하나하나 함께 논의하다보면 지칠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테이블 형식의 스프레드 시트로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시각적인 부분도 중요한 사항에서는 구글 슬라이드를 활용했다. 카톡투표 방식도 있지만 슬라이드를 이용하면 한 눈에 비교하기도 편하고, 투표와 동시에 의견을 덧붙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각자의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이 꽤나 귀엽고 재미나다.
역시 여러 방법을 시도해봐야 우리 업무에 적합한 회의방식을 찾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이로써 4편의 브런치 글을 통해 핫티의 꿀팁을 탈탈 털어보았다. 지난 4년간 우리의 발걸음과 깨달은 점들을 정리하며, 4명이서 하는 회의도 쉽지 않은데 규모가 큰 팀들은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함께 서로의 경험을 공유해 보고 싶어졌다. 2023년의 핫티 팀원들은 <Moment Diary> 펀딩이 끝난 이후, 각자의 삶에서 많은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팀을 새로운 방법으로 꾸려갈 수 있는 길을 탐색하는 중이다. 우리의 팀 규모가 점점 커지게 된다면 또 어떤 방식의 "소통"이 좋을지가 가장 중요한 고민이 될 것 같다. 핫티가 새롭게 공유할 앞으로의 브런치 글도 많이 기대해주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이겠다.
[프로젝트 팀 Hearty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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