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 담론에서 감정의 역할 증대는 분명 관찰되는 현상이다. 특정 사건 발생 시 감정적 반응이 빠르게 확산되고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양상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이성적 기준에 따른 도덕적 판단'이 완전히 무력화되고 ‘감정적 해소'만이 지배하는 것으로 단정 짓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일 수 있다. 인간의 인지 시스템은 감정뿐만 아니라 논리, 추론, 윤리적 원칙 등 다양한 ‘분포'를 동시에 처리한다. 감정은 종종 사건의 중요성을 알리는 ‘신호'로서 작동하며, 이러한 신호를 바탕으로 이성적 분석이 시작되기도 한다. 분노가 ‘불의의 신호'가 되어 정의 실현을 향한 논리적 탐색과 행동을 촉발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감정과 논리는 상호 배타적이기보다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며 판단에 기여한다.
사회 시스템과 규범의 지속성 또한 ‘감정적 해소'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영역이다. 법률, 제도, 사회적 약속과 같은 규범적 구조는 오랜 기간 인간의 논리적 사유와 합의를 통해 구축되어 왔으며, 이는 개개인의 일시적인 감정적 동요나 특정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감정적 반응만으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감정의 분포'가 일시적으로 특정 방향으로 쏠릴 수 있으나, 사회는 규범이라는 층위를 통해 이러한 감정의 파동을 조절하고 더 안정적인 판단을 유지하려는 경향성을 가진다. ‘정의'에 대한 탐색이 감정적이지 않은 ‘논리적 과정'을 포함하는 이유는, 규범과 제도가 단순한 감정의 총합이 아닌 이성적 추론의 결과물로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정의 역할 증대가 ‘정의'의 전적인 왜곡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것은 인간 사유와 사회 구조의 복잡성을 간과하는 것일 수 있다. ‘감정적 해소의 대상화'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의'라는 이성적이고 규범적인 이상을 추구하려는 노력 또한 사회 곳곳에서 지속되고 있다. 비판적 사고, 논리적 분석, 그리고 규범 준수와 같은 ‘분포'들은 여전히 인간 ‘그릇'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며, 이러한 ‘분포'들이 활성화될 때 감정의 파동만을 따르는 판단을 견제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감정의 역할 증대가 현대 사회의 도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이를 ‘이성'과 ‘정의'의 완전한 상실로 해석하기보다, 감정과 이성, 규범과 즉흥성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경쟁하는 복잡한 역학 관계 속에서 이해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정의'는 감정적 흐름에 좌우되는 취약한 것만이 아니라, 이성적 기반 위에서 감정을 조절하며 지켜나가야 할 규범적 이상으로서 여전히 유효하다. ‘감정적 해소'를 추구하는 경향성 속에서도 ‘정의'를 향한 이성적 탐색과 규범 준수는 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동력으로 기능한다.
(내 생각을 내가 스스로 비판해보는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