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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소중한 너 녹지 말아 줄래?

오매~ 눈이 왔어라.

by 사차원 그녀

간밤에 눈이 왔습니다. 새벽에 일찍 눈을 떴더니 6시 30분쯤이었습니다. 남편 말로는 어제저녁부터 내렸다고 하는데 저는 일찍 자서 모릅니다. 제법 눈다운 눈을 본 저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는 아들을 깨웠습니다. 우리 경상도 내륙에서는 눈 구경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들, 일어나! 눈 왔어!”


“어? 진짜! 엄마 눈싸움하러 나가자!”


아들은 새벽형 인간입니다. 학교 안 가는 요즘 우리 집에서 젤 일찍 일어납니다. 오늘은 제가 일등입니다만. 서랍에 있던 장갑이며 목도리도 걸치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합니다. 분명 눈오리 집게가 있었는데 안 보입니다. 팬트리를 뒤지니 곰돌이 집게가 나옵니다. 꿩 대신 닭이라고 아들이 이거라도 챙겨나갑니다. 눈싸움하려고 눈을 뭉쳤는데 수분이 부족해서인지 잘 뭉쳐지지 않습니다.


재미없네요.

그래서 아들은 곰돌이 만들기에 돌입합니다. 한 개 두 개 세 개..... 10개쯤 만들었습니다. 재밌어 보이길래 저도 5마리 만들었습니다.

눈오리 만드는 아들2.jpg
눈오리 만드는 아들.jpg
눈오리 1.jpg
눈오리2.jpg
눈오리 떼.jpg

이제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아들이 집게에 다시 눈을 가득 담습니다. 그리고는 빨리 집에 가자고 합니다.

아! 아빠 보여주려고?

집에 갔더니 남편은 욕실에 들어가서 없습니다.

“엄마, 통 줘, 빨리?”

“무슨 통?”

“아무거나 빨리 반찬 담는 통 줘.”

그저께 반찬가게에서 반찬 사고 씻어둔 플라스틱 통을 아들에게 내밀었습니다.

“엄마, 잡아!”

“뭘 하려고?”

“여기, 곰돌이 넣어서 냉동실에 얼릴 거야.”

냉동실 1.jpg

작고 소중한 너 녹지 말아 줄래?

냉장고.jpg
냉동실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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