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방송을 타고 싶어서

신청곡 김나영의 봄 내음보다 너를

by 사차원 그녀

올해 학생회장 공약 사항 중 등굣길 신청곡 들려주기가 있었다. 3월이 되고 주변에서 아이들이 회장에게 언제 약속을 이행하느냐고 물었고, 그게 실현된 게 3월 말부터인 것 같다. 물론 이게 실행되기까진 방송 업무를 담당하시는 옆 반 선생님의 피, 땀, 눈물이 있었다는 걸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라디오 스타는 매주 금요일 아침 8시-8시 30분 사이에 운영이 되고 있다.


4월 16일. 올해는 세월호 11주기였다. 그냥 넘어가기에는 아쉽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세월 1994-2014’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2014년생인 우리 반 아이들은 세월호 사건을 모르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림책을 보면서 이 배가 1994년 운행을 시작해 18년 동안 일본 바다를 항해 후, 2012년 우리나라에 싼값에 팔려 온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배가 기울고 구조선이 오자 선장과 선원들이 먼저 탈출했다는 사실에 아이들이 분개했다.


책 읽기가 끝나자 우리 반 P양이 물었다.

“선생님, 그 선장하고 선원들 충분하게 벌 받았어요?”

“글쎄, 이 사람들이 무슨 벌을 받아도, 그날 바닷속으로 스러져 간 304명의 소중한 목숨과 비교가 될까?”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했다. 내 안전은 내가 지켜야 한다고. 사고가 발생하면 선생님은 끝까지 너희들을 지킬 테지만,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여러 가지 안전훈련(화재 대피, 지진대피, 생존 수영, 심폐소생술 등)에 본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행동요령을 능숙하게 익혀두라고 신신당부했다. 사고는 예고하고 찾아오는 게 아니니까.


앗, 그날 퇴근하면서 차에서 생각했다. ‘내일 학교 가서 라디오스타 신청곡 써야지’ 목요일 오전 아이들이 과학 수업 가고 없을 때 몰래 신청 종이에 사연과 곡명을 작성했다. 너무 어른 글씨가 티가 나면 안되니까 왼손으로 써 볼까 했는데 그냥 평상시 글씨로 썼다. 어차피 6학년은 이제 우리 반 아니라서 내 글씨 모를 거야.


4월 18일 금요일 아침, 일찍 출근해 교실에서 내 노래가 흘러나오길 기다렸다. 빙고, 마지막 신청곡은 나였다. 악! 내 사연을 읽으면서 방송부원이 3번 정도 버벅거렸다. 그리고 중간에 종이 쳐서 노래도 잘렸다. 하! 아쉬웠다. 내가 하면 기막히게 잘할 수 있는데......... 나 라디오 4년 차잖아. (4년째 출퇴근을 라디오와 함께하고 있다. 그중 <정선희 문천식의 지라시>를 좋아하는데, 금요일 코너, 사랑극장, 어느날 사랑이 이 코너는 캐미가 미친 것 같다. )


https://www.youtube.com/watch?v=w2SuylgZdvY&list=RDw2SuylgZdvY&start_radio=1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세상이 날 억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