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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도 사차원이니?

우리 좀 결이 비슷한 것 같은데

by 사차원 그녀

오늘 아침도 일찍 등교했다. 2층 화장실이 딱 5학년 교실 앞이라서 자주 6학년 아이들을 만난다. 맨날 6학년 애들이 아는 척을 해서 우리 반 애들은 내가 엄청나게 인기가 많은 줄 안다. 그른가? 아무튼 오늘은 작년 우리 반이었던 L양과 K양을 만나서 나눈 대화를 소개하겠다.


K양: 선생님 오늘 무슨 날인 줄 아세요?

나: 글쎄, 4월의 마지막 날

K양: 땡, 오늘 우리 엄마 생일이에요.

나: 그래, 뭐 어머니께 전화라도 한 통 드릴까?

K양: 아니오. 크크크

나: 말 만해, 아직 선생님 너희 어머니 전화번호 저장되어 있네. (나 귀찮아서 전화번호 잘 안 지우는데 이제 좀 지워야겠다. ㅋㅋㅋ)

L 양: 넌 뭘 그런 걸 선생님께 말해. 너무 TMI야. 크크크


K양은 내가 생각해도 조금 특이한 애다. 또 갑자기 주제가 귀(ear)로 넘어간다.

K양: 선생님 귀는 왜 있어요?

나: 응, 당연히 소리 들으려고 있겠지.

K양: 그럼, 그냥 구멍만 있으면 소리 들을 수 있겠네요.

나: 아니지, 귀 안에 여러 가지 기관들이 있어서 소리 들을 수 있는 거야.

K양: 아, 그래요?


옆에 있는 L양이 한마디 한다.

L 양: 맞다. 그거.

골-뱅-이-관

눼.jpg

K양: 골뱅이관?

나: 골뱅이관?

K양: 달팽이관이겠지, 진짜 웃긴다.

나: 너네들 진짜 웃긴다.

오늘 들은 골뱅이관 이야기는 최근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웃겼다. 진짜 눈물 날 정도로 웃었다는........


오후에 운동장을 걷는데 하교하는 K양을 만났다.

K양: 선생님, 근로자의 날 즐겁게 보내요.

나: 응, ㅋㅋㅋㅋㅋ 이런 인사는 처음이네. 고마워 너도 내일 즐거운 시간 보내.


나는 내일 재량휴업일이라 출근을 안 한다. 앗싸 가오리^^

골뱅이관이나 달팽이관이나, 잘 들리면 됐지! 건강하게만 커다오. 예쁜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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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