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을 넘겨 주는 일에 대해서
나르시시스트,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등의 인간 유형은 공통적으로 나와 남 모두를 이롭게 하는 인간관계를 만들어 갈 줄 모른다. 비단 이러한 특이 케이스들만 그런 것이 아니고,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는 좋은 리더의 길을 의식적으로 연구하고 걷지 않는 사람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우리 모두가 어디로 가야 할 지를 모른 채 맹목적으로 걷고 있는 경우가 필연적으로 생긴다.
자기만 잘못 걸으면 되는데 꼭 고집 강하고 목소리 크고 말빨 세고 무식한데 신념이 있어서 남에게 간섭하고 분위기 주도하기를 좋아하는 자들이 있어서 자기와 주변 사람 모두를 잘못된 길로 걷게 만든다. 이런 일은 너무나 흔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결코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냥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일상에서 어느 순간 누군가가 정신 안 차리면 일어나버리는 일이다.
그래서 자신이 어느 정도는 그래도 선량하고, 타인에 대해 맞추려는 마음이 있고, 남에게 피해 안 끼치려는 마음이 있고, 상대방을 존중하려는 자세를 갖추고 있는 사람일수록, 더더욱 상대방에게, 그리고 다른 누군가에게 이 상황의, 그리고 이 인간관계의 주도권을 넘겨주는 일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흔히 인간사에서는 그나마 양심이 어느 정도 살아있는 사람들은 뒤로 빠지고, 눈치도 없고 배려도 없는 부류가 겁 없이 자기가 주도하겠다고 날뛰어서 리더가 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그러면 또 보통의 사람들은 '저 사람이 저렇게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이니까 아마도 다 그럴 듯한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거겠지. 맡겨 놓으면 저 사람이 알아서 잘 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방심하고 함부로 주도권을 넘겨준 대가로 정말 처참하고 쓰디쓴 결과를 받아 보는 일 또한 인류사에서는 흔하게 발견된다.
명심하라!
내가 잠시 정신을 놓고 사리 분별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으면, 그 틈에 수 많은 모리배들이 자기가 리더가 되겠다고, 자기가 이 배의 선장이 되겠다고, 자기가 이 자동차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자기가 이 상황을 주도하겠다고, 자기가 이 인간관계를 이끌어 가겠다고 나선다는 사실을!
그들은 결코 우리 모두를 위해 적절하고 균형 잡힌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 어디로 가야 모두가 만족하는지 그 선을 모르고 막 넘어가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을 향해 우리는 '선 넘는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자신은 존중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균형이 깨지고 불화를 야기하는 것이다.
인간관계가 어디로 가야 모두에게 좋은지 전혀 모르는 자들에게 주도권을 넘겨 주고, 그저 수동적인 자세로 가만히 있었기에 받아야 하는 고통들도 있다. 운전할 줄 모르는 자에게 핸들을 넘겨주지 말라! 그 자가 우리 모두를 구렁텅이로 이끌 것이다. 리드할 자격이 없는 자에게 리더의 자리를 맡기지 말라! 그 자가 우리를 낭떠러지로 이끌 것이다. 너와 나 모두를 행복하게 할 만한 길을 모르는 자에게 인간관계의 주도권을 넘겨주지 말라! 오히려 내가 리드하라! 어떻게 해야 둘 다 적절한 선에서 만족하고 물러날 수 있는지 그 균형을 아는 내가 나서서 주도하라! 주도권을 함부로 아무에게나 넘겨주지 말고, 늘 나 자신에 대한 주도권은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격 없는 자에게 인간관계의 주도권을 넘겨주면 그 모리배들은 반드시 선을 침범해서 넘어와 내 마음의 주인이 되려 할 것이다. 오직 어리석은 자만이 남의 마음의 주인이 되려 한다. 현명한 자는 결코 남의 마음의 주인이 되려 하지 않는다.
존중하는 방법을 모르는 자는 결국 어느 한쪽이 상처받는 피폐한 관계만을 만들 뿐이다. 자기가 솔직히 어떻게 남을 존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그냥 뭘 하려고 하지 말고 상대방을 대할 때 무조건 조심, 또 조심하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어도 오히려 상대를 돕는 일이 될 때가 있다. 그렇게 상대방에게 조심해 주는 것이 그 사람을 존중하는 한 방법이다.
인간관계의 적절한 선을 모르는 자들은 그 선을 자꾸만 넘나든다. 그러니 선을 아는 사람이 그 선을 정확히 그어줘야 한다. 모두가 다치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