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Nov 5. 2023
덜컹대는
시골길을
버스를 타고
밖을
바라본 세상은
달랐다.
ㅡ
버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승용차의 조용한
공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자동차 창문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대중교통의 한 자리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버스의 리듬에
맞춰
덜컹이는 소리,
사람들의
잔잔한 대화 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각자의
이야기,
각자의 목적지를
품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앉아,
나는
창밖을 바라본다.
비로소
느낀다.
승용차에서 보았던
그 풍경이
얼마나
한정된 시야였는지를.
어린아이의 놀란
눈망울,
길가에 핀 꽃들 사이로
바삐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
빌딩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의
굴곡.
이 모든 것이
버스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새롭게
다가온다.
승용차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생생함,
그리고
동시에 느껴지는
세상의 넓음이 내 가슴을
뛰게 한다.
각 정류장마다
멈출
때마다,
새로운 스토리가
버스 안에 스며든다.
내리는 사람,
타는 사람,
각각의 얼굴에는
그날의 날씨만큼이나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다.
이 모든 것이
버스 차창을 통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스쳐
지나간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길은
익숙함 속에 숨겨진
새로움을 발견하는 여정이다.
차에서 보았던
그 길이
얼마나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같은 공간이 다른 시간,
다른 방식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이동이
단순히 A지점에서
B지점으로의 이동이
아니라,
삶의 풍경들을
만나고
경험하는 과정이
될 수 있음을 버스 창문 너머로
배운다.
매일 같은 길을 다니며
우리는
종종 세상을 정해진 틀 안에서만
보려 한다.
버스 창문을
통해
보는 세상은
그 틀을
부수고,
평범한 일상에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와
만남,
그리고
살아 있는 연결고리들을
보여준다.
버스의 창문은
단순한 유리창이
아닌,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통로가 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일상을
한 걸음
물러서서,
더 넓고
다채로운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ㅡ
세상은
같은 모습이다.
허나
어디에서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때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