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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임진강가에 서서 노을을 바라본다

노을은 분명 어느 화가가 붓칠 한 것





늦가을

해 질 녘이다.


임진강가에

서서,


나는

그저 멈춰 섰다.


노을이

화려하게 펼쳐진

하늘은,


마치

화가가 붓으로

자연의 캔버스에 열정을 불어넣은

것처럼

빛나고 있었다.


날이 저물면서

주변은

점점 어두워지고,


강물은

노을을 품은 듯

붉게 물들었다.


이 순간,

세상의 모든 소란스러움이

멈춘 것만 같았다.

늦가을,

자연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듯

조용하고

고요하다.


나뭇잎들은

이미

대부분 떨어져,


강변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그 흩어진

잎사귀들마저도


이 서정적인

저녁의 일부가 되어,


강가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한 저녁,


나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는다.

주변은

점점 어두워지지만,


하늘은

여전히 붉은빛을

잃지 않고 있다.


이 순간,

나는 평온함을 느낀다.


일상의 번잡함,

삶의 무게,


모든 것이

잠시 뒤로 한 걸음 물러선다.


나는

강가에 홀로 서 있지만,


외롭다기보다는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포근함을

느낀다.


하늘의 붉은빛은

점점

옅어져 간다.


저녁이

깊어지면서,


하늘의 마지막 빛이

사라지고


별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강물 위에 반짝이는

별빛이


마치

또 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빛길처럼 보인다.


이제는

조용한 강가에 남은 것은

나와 별빛,


그리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뿐이다.

이 아름다운

늦가을 저녁,


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우리의 삶 속에

잠시

머무는 이 아름다운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낀다.


내일이 오면,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이 순간의 평화와

아름다움은 내 마음속 깊이 남을

것이다.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이 늦가을의 저녁을

마음속 깊이

새겨둔다.







임진강변

서녘 하늘

노을,


조화신공이

아무리

신통력이 있다 해도



저토록

아름다운 채색은

만들지 못할 것이다.


분명

내친구 장화백


탁주 한 잔 거나하게

걸치고


하늘 한 켠에

마구

붓칠 한 것일 게다.


그가

바로

취선일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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