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 임진강가에 서서 노을을 바라본다
노을은 분명 어느 화가가 붓칠 한 것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Nov 9. 2023
늦가을
해 질 녘이다.
임진강가에
서서,
나는
그저 멈춰 섰다.
노을이
화려하게 펼쳐진
하늘은,
마치
화가가 붓으로
자연의 캔버스에 열정을 불어넣은
것처럼
빛나고 있었다.
날이 저물면서
주변은
점점 어두워지고,
강물은
노을을 품은 듯
붉게 물들었다.
이 순간,
세상의 모든 소란스러움이
멈춘 것만 같았다.
늦가을,
자연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듯
조용하고
고요하다.
나뭇잎들은
이미
대부분 떨어져,
강변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그 흩어진
잎사귀들마저도
이 서정적인
저녁의 일부가 되어,
강가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한 저녁,
나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는다.
주변은
점점 어두워지지만,
하늘은
여전히 붉은빛을
잃지 않고 있다.
이 순간,
나는 평온함을 느낀다.
일상의 번잡함,
삶의 무게,
모든 것이
잠시 뒤로 한 걸음 물러선다.
나는
강가에 홀로 서 있지만,
외롭다기보다는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포근함을
느낀다.
하늘의 붉은빛은
점점
옅어져 간다.
저녁이
깊어지면서,
하늘의 마지막 빛이
사라지고
별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강물 위에 반짝이는
별빛이
마치
또 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빛길처럼 보인다.
이제는
조용한 강가에 남은 것은
나와 별빛,
그리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뿐이다.
이 아름다운
늦가을 저녁,
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우리의 삶 속에
잠시
머무는 이 아름다운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낀다.
내일이 오면,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이 순간의 평화와
아름다움은 내 마음속 깊이 남을
것이다.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이 늦가을의 저녁을
마음속 깊이
새겨둔다.
ㅡ
임진강변
서녘 하늘
노을,
조화신공이
아무리
신통력이 있다 해도
저토록
아름다운 채색은
만들지 못할 것이다.
분명
내친구 장화백
탁주 한 잔 거나하게
걸치고
하늘 한 켠에
마구
붓칠 한 것일 게다.
그가
바로
취선일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