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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선생님 장례식장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는 우리의 작은 성자였다




"모두

책가방

책상에 올리고,


눈감고

두 손을

머리에 올려라"







나는

아직

그 시절을 잊지 못한다.


"모두 머리에 손 올리고 눈감아라"

우리 반 한 친구가 필통을 분실했다.


범인은 분명히 이곳에 있다.

조용히 손 들어라

비밀

반드시 지켜줄 것이다."




여학생이 새로 산 필통을 잃어버렸다.

그 아이는 이 사실을 '학급에서 도난당했다'라고

담임에게 말씀드렸다.


그리하여

담임은 범인을 잡으려는 행위였던 것이다.


아이들이 손 들지 않으니


" 만약 자진해서 나오지 않으면 집에 보내지 않겠다"라고

계속하여 협박한다.


한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겨울이라

낮이 짧다.


아무것도 모르는

교실 벽시계는

어느새

다섯 시를 가리켰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갔다.


순간,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됐다, 이제 됐다.

모두 눈을 뜨고

가방을 정리해라"


한 아이가 손을 든 모앙이다.


우리는

누군지 모르는

그 아이 덕에

그렇게 석방 아닌 석방이 됐다.


그 아이만 남겨

교무실로 갔다.


과연

비밀이 지켜진 것일까?


다음날

그 아이의 엄마는 교무실로 호출 됐다.


언제부터인가

그 아이는

등교하지 않았다.


결국

학년을 마치지 못했다


후에

선생님은

이야기했다.


" 그의 부모님이 이사해서

다른 학교로 전학했다고!"


나중에 밝혀졌다.

필통은

잃어버린 친구의 단짝이

장난 삼아 숨겼던 것으로!


그 친구는

'장난으로 한 것인데

분위 너무나 험악하고

무서워 손을 들지 못했다'라고 했다.


이를 알고 있는

선생님은 여전히 침묵이다.


그것도

비밀을 지키기 위함인가?


몇 년 전

그 선생님의 부고장이 날아왔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물론

전학 간 아이의 모습도

필통을 잃어버렸던 여학생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의 담임 선생님,

모두의 눈을 감고, 필통의 소유자를 찾기 위한 그의 행위,

그것은 합리적인 선택이었을까?

그 이후로

수많은 해가 지나도

아직

확실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 시절을 잊을 수 없는 이유는

우리가 그것을 바로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필통은 다시 찾을 수 있지만, 잃어버린 소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의 부재는 항상 우리를 괴롭힌다.

우리는 그의 손이 머리 위로 올라가는 것을 잊을 수 없다.


그 희생의 순간이

우리를 향한

그의 마지막 인사였다.



그는 우리의 영원히 잊히지 않는

작은

성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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