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11. 2023
과거
고향에 가면
어느 집이든
빛바랜 사진이 빼곡하게 꽂힌
액자가
예외 없이 벽면에 걸려있다.
모두
흑백사진이다.
제일 앞 액자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독사진이 걸려 있고,
그 뒤에는
가족사진이 걸려있다.
모두
차렷자세이다.
순박의 극치다.
이젠
고향도
모두 아파트로 변했다.
그러한 풍경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요즘엔
디지털화 돼서
화면으로 보고 있다.
옛날이
그립다.
ㅡ
고향의 추억은
언제나
마음 한켠에 자리 잡고
있다.
그곳에는
시간이 느리게 흘러갔고,
각 집마다
벽에 걸린 사진액자는
그 시간의 증거였다.
이곳에서는
디지털 화면 대신,
빛바랜 사진들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흑백사진은
제일 앞 액자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들의 깊은 눈빛과
주름진 얼굴에서는 삶의 깊이와
지혜가 느껴졌다.
나머지 액자들은
가족의 역사를 담고 있었다.
부모님, 형제, 자매,
그리고
어린 나까지,
모두 차렷자세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사진들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가족의 결속과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이제
고향은 변했다.
아파트가 들어서고,
오래된 집들은 사라졌다.
더 이상
그 흑백사진 속 풍경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디지털화된 세상에서는
사진들이
화면 속에 갇혀 버렸다.
손가락으로 쓸어 넘기며
보는 사진들은
감성을 전달하기에는
너무나 빠르고 쉽게 지나가
버린다.
옛날의 그리움은
이제
추억 속에서만 찾을 수 있다.
그 추억들은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서
우리를 따뜻하게 해 준다.
고향의 사진들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전해준다.
가족의 사랑,
시간의 소중함,
그리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순수함.
이제
우리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그 가치를 잃지 않도록
노력한다.
고향의 사진처럼,
우리의 추억도
영원히
가슴속에 남긴다.
ㅡ
어찌 된 일이지?
며칠 전
들른
동네 헌 책방에
어느 가정의
가족 사진첩이
나왔다.
분명
헌 책방에 나온
사연은 있을진대,
이를
누가
구입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