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나는 평생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풍금이 밉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16. 2023
음을 놓쳤다
선생님의
앙칼진
목소리
"내가 네개
맞추랴"
아이들은
까르르
웃었다
ㅡ
음악 실기시험이었다
그 햇살 가득한 날에,
나는 음악실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며 떨고 있었다. 학교의 담장 밖으로 울려 퍼지는 새들의 노래가,
나의 감정을 더욱 부풀게 했다.
내 차례가 돌아왔을 때,
나는 첫 소절부터 음을 놓쳤다.
그때,
반주를 하던 담임 선생님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너에게 맞추랴!"
그 순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나를 향해 달려왔고, 그것은 나에게 칼날처럼 깊게 파고들었다.
나는 순간,
내 얼굴이 뜨겁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날 이후로
다짐했다.
나는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고.
그것은 나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어떻게 한 아이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교육은 그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마음을 키워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금도
나는 종종 그날을 생각한다.
만약 선생님께서 내게 다시 기회를 주시며,
미소를 지으시며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더라면 어땠을까?
내가 여전히 음악을 사랑하며,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칭찬과
격려이다.
그것은
어린 마음에 씨앗을 뿌려주는 것과 같다.
그 씨앗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져가며,
어느 날
그 아이들은 그 씨앗을 품고 커다란 나무가 되어
세상을 빛내줄 수 있다.
그 당시
나의 순수했던 마음은
아쉽게도
그 꿈을 잃어버렸지만,
우리는 미래의 아이들에게는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진심 어린 칭찬,
무한한 가능성을 믿어주는 격려가
그들의 삶에 어떤 기적을 가져올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