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모든 것을 품는다
눈은 자연의 치유사이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Dec 31. 2023
함박눈이
내리는 날,
세상은
마치
새하얀 캔버스처럼
변모한다.
이 흰 덮개 아래,
세상의 모든 것은 일시적으로
숨을 쉬며,
부조리와 불평등이
잠시 잊힌다.
눈은
차별 없이 모든 것을
같은 색으로 감싸 안으며,
겨울의 가장 강력한 평등주의자가
된다.
그것은
마치
큰 아량과 베풂의 상징처럼,
세상의 모든 악과
부당함을 포근하게 덮어버린다.
눈이 내리면,
길거리의 소음과 혼란은
잦아들고,
평온함만이 남는다.
이 순백의 세계에서는
모든 소리가 무디어지며,
마음의 혼란도
잠시
사라진다.
눈은
그렇게 우리에게 잠시나마
평화를 선사한다.
함박눈이 내리는 동안,
세상의 모든 갈등과 불화는 잊히고,
우리는
단순함과 순수함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다.
눈은
자연의 치유사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자연이 지닌 치유의 힘을
상기시킨다.
부드러운 눈송이 하나하나가
내리며,
우리의 마음도
그 부드러움에 감싸인다.
눈은
우리에게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기회를 준다.
모든 것이 덮인 세상에서
우리는
평소보다 더 깊이 생각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눈의 아름다움은
그것이 녹아 없어지면서
드러난다.
눈이 녹으면,
다시금
세상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이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아무리
아름다운 덮개로 감싸도,
결국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우리는
눈이 녹는 것처럼,
때로는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에 맞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함박눈은
결국 일시적인 마법과도 같다.
그것은
세상의 부조리를 잠시 가려주지만,
영원히
숨길 수는 없다.
눈이 내리는 동안
우리는 평화와 순수함을 느끼지만,
그것이 사라지면
현실에 다시 맞서야 한다.
눈의 미덕은
바로
이런 점에 있다.
그것은
우리에게 잠시 동안의 휴식을 주고,
다시금
현실로 돌아갈 준비를 하게 만든다.
함박눈은
그렇게 우리의 삶에 아름다운 순간을
선사하고,
진실에 눈뜨게 하는 귀중한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