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갈비뼈가 부러졌다
옛날 학생과 지금 학생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an 6. 2024
두메산골
초등학교 시절
일이다.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온몸에 전율이 온다.
ㅡ
당시에는
한 학교에 풍금이
한 대밖에
없었다.
음악 시간이면
남녀 학생들
열댓 명이 매달려
자기들의 교실로
풍금을 밀어 옮겨야 했다.
복도는 그런대로
밀고 오는데 ,
교실로 들어오려면
문턱을
넘어야 했다.
문턱을
넘으려면
수많은 아이들이
매달려
들어 올린 후
옮겨야 했다.
과정에
풍금이 넘어가면서
한 학생이 깔려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
그때
담임 선생님께서
아이를
밀쳐내고
당신이 몸으로 바쳤다.
풍금의 무게에
선생님은
그대로 쓰러져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갈비뼈에
금이 가고
발가락이 찢겨 피가
낭자했다.
선생님은
급히
읍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 달 가까이
선생님은 병원신세를 져야만
했다.
담임 선생님은
우리 학교에
첫 부임한 20대 초반의
처녀 선생님이셨다.
그
선생님은
당신의 온몸을 던져
어린 제자를
구한 것이다.
ㅡ
무슨
연유인지
지난해에는
한 중학생이
선생님을 쓰러뜨린 후
밟아
선생님의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한다.
그때의 선생님도
지금의 선생님도
갈비뼈가
그렇게
부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