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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적표 조작을, 부모는 익히 아셨을 걸!

나의 첫 거짓말



초등학교 3학년,

내 성적표에는 잉크로 적힌 담임 선생님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상기 학생은 전 학기에 비해 성적이 떨어졌습니다. 가정에서의 각별한 학습 지도가 요청됩니다."


이에 답을

가정에서 학교로 보내야 하는데

보낼 사람이 없다.


아버지는 내가 세 살 때 돌아셨기에

어머니가 쓰셔야 되는데 ㅡ


나의 어머니,

그녀는 14살에 시집을 고,

19살에 첫 아이를 낳아야 했던 어머니는 당신의 이름 석 자도 읽고 쓰지 못했다.

그녀는 정신대를 피해 외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만주까지 피해 다다 했다.


해서

소학교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한다.

그래서

큰 누나가 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해서

동생들의 성적표에 회신을 했다.


그런

누나가 서울 제품 공장에 취직했다.


고민 끝에 내가 그 일을 맡았다.

내 생에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다.


연필로 괴발개발 그려 썼다,

어머니의 흉내를 내기 위함이다


"이 학생은 집에서도 공부를 통 안 합니다."


다행히 통과되었다.


허나

선생님도

어머님도 아셨을 것이다.



그 경험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주었다.

나의 첫 번째 거짓말이었고,

내가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는

가끔 그 성적표를 꺼내 본다.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아리지만,

동시에 웃음이 나온다.


그때의 상황이 어렵기는 했지만,

그것은 나의 삶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 이후로,

나는 항상 진실을 말하려고 노력했다.

성적표에 그려진

첫 거짓말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를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기에.


나중

알게 된 이야기다.


성적표 조작이

나뿐이 아니었다.


어떤 친구는

8등을 3 등으로 바꿨다 한다.

8자를 예리한 칼끝으로 살짝 굵으면

3자로 만들 수 있었단다.


당시의

통념은 아닐진대

어느 정도 위안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은 것도

반복되면

만면화 되어 감각이 무뎌진다더니


이를 두고

한 말인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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