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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기운이 서서히 땅을 깨우면

겨울 다음에 봄





겨울은

조금

더 버티려 했지만


결국

봄에

굴복했다.








봄의 기운이

서서히 땅을 깨우면,

나도 모르게

마음 한편이 설레기 시작한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가

따스한 햇살을 받아 점점 녹아내리는

그 순간,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의 꽃나무들 옆에서

서서히 깨어나는

세상의 일부가 되고 싶다.


그들은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듯,

겨울잠에서 깨어나

생명의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한다.


그 소리가

마치

봄의 전령처럼 들리며,

나 역시

그 기운을 받아

온몸으로 살아 있음의 향기를

피워 올리고 싶다.

봄이 오면,

매일 아침 귀를 기울이면

들리는 새소리에

깊이 빠져들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나의 작은 정원에서조차,

고운 목청을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성해지고,

봄의 첫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다.


이 소리들은

나에게 바쁘고 힘든 삶 속에서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를 선사한다.


이 날개는

내 영혼을 가볍게 해 주며,

어떤 역경도 용감하게 맞설 수 있는

힘을 내게 준다.

봄의 오기를 기다리며,

나는 들뜬 마음을 갖기도 하고,

때로는

그 들뜸을 너무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봄이 오면,

그 모든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더욱 기쁘고 명랑하게,

마치

노래하는 새처럼

삶을 즐기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내 방의 유리창을 맑게 닦아,

밖의 세상이

더 잘 보이게 하고 싶다.


하늘과 나무와 연못이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마음의 창문도 열어 두고 싶다.


그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세상의 아름다움을 더 깊게 느끼고,

삶의 모든 순간들을

더욱 사랑하며 살고 싶다.

이렇게 봄이 오면,

나는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


새로운 계절의 약속처럼,

내 안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움트기 시작한다.


봄의 따스함 속에서,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으로

살아 있음을 축하하고,

그 기쁨을 주변에 나누고 싶다.


봄이 주는

이 모든 선물을 받으며,

나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깨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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