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를 위한 길이었음을
내 친구 달삼이가 보내온 글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Feb 7. 2024
내 친구
달삼이는
투병 중이다.
어제저녁
병상에서 장문의 글을
보내왔다.
ㅡ
나는
부족하지만
오랫동안
남과 더불어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내 행복으로 여기며,
그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의 삶의 목적 중 하나는
다른 이들을 돕고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것에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렇게 타인을 위해 살아온 삶이
결국
나를 위한 것이었다는 깨달음에
이르렀다.
초반에는
내가 누군가를 도울 때마다 느끼는
만족감과 행복이
순수하게 그들의 기쁨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만족감이
사실은
나 자신에 대한
인정과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았다.
남을 돕는 행위를 통해
나는
나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내 존재의 의미를 찾았다.
내가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것
같았지만,
그 근본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싶은,
나를 발견하고 싶은
내면의 갈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깨달음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지만,
동시에 해방감을 주었다.
나를 위해 살아간다는 것이
이기적인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진정한 자기 사랑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내가 진정으로 행복할 때,
그 행복이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먼저
나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는 것이
결국 타인에 대한
더 큰 사랑과 배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ㅡ
지금
나는
투병 중에 있고
나의 삶이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타인을 돕는 일에 있어
내면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일 것이다.
ㅡ
하여
나의 행동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는지, 아니면
단지 외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것인지를 자문하게 되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더욱 의미 있는 방식으로
타인과 나 자신에게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나를 위해 산다는 것은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다.
진정한 자기 사랑과
타인에 대한 사랑 사이에는
깊은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내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나는 타인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러한 깨달음은
나에게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었고,
타인을 위한 나의 노력이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것임을 받아들이게 해 주었다.
내가 진정으로 행복할 때,
그것이 바로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깨달음은
나에게 삶의 균형을 찾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나는
이제 타인에게 기여하고
사랑을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시간과 관심,
사랑을 적절히 분배하는 법을 배웠다.
이러한 균형은
나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다.
나의 존재가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나에게 나 자신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주의하게 만들었다.
나를 위해 산다는 것이
결코
이기적인 행위가 아님을 깨달은 지금,
나는
내 삶의 모든 순간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나의 행복과 웰빙을
우선시함으로써,
나는 더 나은 친구,
가족 구성원,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
나가 내 자신에게 베푸는 사랑은
결국
세상에 대한 나의 기여의 질을 높이는
토대가 된다.
나의 내면에서 비롯된 평화와 만족이
바로
내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이 모든 깨달음을 통해
나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삶이란
단순히 타인을 위한 봉사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발견되는 사랑과 기쁨의 교환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나를 위해 살아가면서
동시에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삶,
그것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길임을
깨달았다.
이제
나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진실된 사랑과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나 자신의 행복과 성장을 돌보는 데에도
동등한 중요성을 두고 있다.
이렇게,
남을 위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나의 여정은
결국 나를 위한 여정이었다.
내가 경험한 모든 순간,
내가 베푼 모든 사랑과 노력은
나 자신을 발견하고
사랑하는 여정의 일부였다.
타인을 돕고
그들의 삶을 밝게 하는 것은
여전히
나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지만,
이제는
그 과정에서
나 자신도 성장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진정으로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사랑과 배려로
가득 찬 삶,
그것이 바로 나를 위해,
그리고
모든 이를 위해 살아가는 방법임을
깨달았다.
ㅡ
달삼이가
보내온
장문의 글을 읽고
나는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달삼이는
어릴 적부터
누대로 이어온 농사를 짓느라
제도권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중등 과정을 마쳤다.
그는
농사를 짓는 과정에도
공맹과 노장을
공부했다.
그야말로
주경야독이었다.
그의
인문학적 소양은
가히
강단에 선
학자들 못지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조금도
티를 내지 않는다.
얼마 전
그를 찾았을 때
병색이 역력했음에도
그의
얼굴, 눈빛에서는
당당함과 겸손함이 서려있었다.
그 모습에서
그의 삶
모두를 엿볼 수 있었다.
바란다.
달삼이가
보내온 글이
마지막 글이
아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