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 켠이 시리도록 그리워지는 사람
소에게 풀을 뜯기던 날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Feb 12. 2024
가만히
앉아있을 때,
창 밖을 바라보며 지나간 시간들을
회상한다.
그때,
가슴 한켠이 시리도록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소중한 사람이다.
어렸을 때의 그 시절,
우리는
맨발로 들판을 뛰어다니며
암소를 들로 끌고 나가
소에게 풀을 뜯기기도 했다.
일요일이면
삼삼오오 지게를 지고,
땔나무를 하러 뒷동산으로
향했다.
나무를 한두 단씩 지게에 쌓아 올릴 때마다,
우리의 어깨는 무거워졌지만,
그 무게만큼
마음은 가벼웠다.
그 시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따뜻한 불빛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뿐이었다.
방과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남의 밭에서
몰래 무를 뽑아먹기도 했다.
죄책감보다는
생존의 본능이 앞섰던
그 순간들,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갔다.
서리한 무,
참 달고 맛있었다.
무를 먹으며
나눴던 웃음과 대화는
지금도
귀에 생생히 남아 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고,
세상은
우리를 바쁘게 만들었다.
가끔,
세상의 소음이 잦아들고,
가만히
앉아 있을 때
그리움이 밀려온다.
그때의 우리,
순수했던 웃음과 따뜻했던
시선들.
모든 것이
어려웠지만,
함께였기에
무엇 하나 부족하지 않았던
시절.
이제는
그를
자주 볼 수 없지만,
그리움은
더욱 깊어만 간다.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은 소중한 사람,
그 시절을 함께 했던 사람.
우리의 추억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소중한 보물이다.
가만히 앉아 있을 때마다,
그가 생각나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참으로
소중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