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선생이라고 하세요!

선생이라고 하지 마세요, 부장님이라고 하세요.



김 선생은

부장님이라고 안 부르고

선생님이라고 하나요!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나를

나무랐다








학교에 근무할 때 일이다.

교장, 교감, 부장, 주임과 같은 직책에 따른

호칭이 있었지만,

나는

부임하면서부터

습관처럼 모두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며칠이 지다.

한 부장 선생님이

"왜 김 선생은

부장으로 안 부르고 선생이라고 부르냐"라고

따지듯 물었다.


학교에서의

부장, 과장, 주임과 같은 직책은

회사의 직분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그렇게 부른 것뿐이다.

사실,

이렇게 부르게 된 것은

그 연유가 있다.


대학 시절

연구실에서 모셨던 교수님께서는

'교수님'이라는 호칭을 원치 않으셨다.

대신,

'선생님'이라고 부르라 하셨다.


이후

다른 교수님들께서 연구실을 방문하실 때에도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특이한 일이 있었다.

교사에서 시작해 학위를 받고

임용된 초임 교수님들은

반드시 '교수님'이라는

호칭을 듣고 싶어 하셨다.


생각에

"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는데 선생이라니~!"

어쩌면

이 모든 것은

호칭을 통해 자신의 노력과 성취를

인정받고 싶은 사람들의 자아를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부장 선생님도,

학위를 받고 교수로 임용된 분들도.

이 선생님이라는 호칭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선생님보다는 선생이다'


백범 김구 선생,

도산 안창호 선생,

씨알 함석헌 선생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만일,

그들의 이름에 '선생님'을 붙여 '김구 선생님'이라고 하면

얼마나 어색할까!

이렇게 말하는 것이

결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폄하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노력과 성취를 인정하면서도

가장 존경하는 직책은 바로 '선생'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생각을 해 보니,

호칭이 그냥 단순한 명칭이 아니라

그 사람의 노력, 성취,

그리고

자아를 반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현듯

선생님이라고 불리길 원했던

교수님과

부장님이라고 불리길 원했던

선생님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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