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비웠다, 그랬더니
수십여 년이 지나도록 펼쳐보지 않았던 책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r 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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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비웠다
새로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기 위해
밑줄 그어진 필독서부터
수십여 년이 넘도록
한 번도
펼쳐보지 않았던
책도
있었다.
ㅡ
책장을 비웠다는 행위는
단순한
정리 작업이 아니라,
자신과의 약속을
다시금
확인하는 의식과도 같다.
새로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오랜 시간 동안
먼지만 쌓여갔던 책들을
한 권씩
손에 들어보며,
그간의
나와 마주한다.
책장 한 칸,
한 칸을 비우며
마주한 것은
단지
책들뿐만이 아니었다.
그 속에 담긴
수많은 지식과 이야기,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느꼈어야 할 감정들이었다.
밑줄 그어진 필독서부터
시작해,
수십여 년이 넘도록
한 번도
펼쳐보지 않았던 책까지.
각각의 책은
제각기 다른 이야기와 교훈을
담고 있었다.
필독서들은
한때
나의 열정을 반영하며,
삶의
어떤 단계에서는
반드시
읽어야 할 중요한 지식들을
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열정은
서서히 사그라들고,
책은
책장 속
깊은 곳에 잊혀 갔다.
그럼에도,
이 책들을
다시 꺼내어 들여다보는 순간,
오랜 시간 동안
잊혔던 감정들이 되살아난다.
어린 시절의 호기심,
청년기의 열정,
성숙해진 현재의 반성.
책장을 비우며,
나는
다시 한 번
인생의 여러 단계를
되돌아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십여 년 동안
한 번도 펼쳐보지 않았던 책을
발견하는 것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
왜
이 책을 구매했는지,
어떤 기대를 품고 있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그 책을 손에 들고
서문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
이 책이
내 삶에 가져올 변화와 깨달음에 대한
기대감이 솟구친다.
이 책이
오랜 시간 동안
내 책장 속에 잠들어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책장을 비우는 과정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 사이의 다리를 놓는
작업이다.
각각의 책은
그 시간 속에서
나에게 중요했던 가치와 꿈,
그리고
깨달음을 상징한다.
책장을 비웠다는 것은
공간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배움과 경험을 위한
준비이다.
오늘,
나는
책장을 비우며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새로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나만의 약속을
다시 한 번
마음속 깊이 새기며,
삶의 다음 페이지를 펼쳐 나가기로
한다.
ㅡ
책장에
손을 베어 본 적이 있는가.
아프다 못해
아리다.
얼마나
고이 간직했으면
책장이
서슬 시퍼렇게
노려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