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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r 26. 2024

'생각 꼬투리'를 가슴 한 켠에

이창식 시인의 '생각 꼬투리'









              생각 꼬투리





                                     이창식






있다가 없고

없다가 있고


꿀잠 두드려

천지를 유랑하고


새것 보고 옛것 보고

만물상 둘러보기


눈 뜨고  자는 금붕어

사람 세상 살피듯


푸른 눈알  꼬투리 하나

글알 되고 글주렴 된다


죽은 듯 살아서

생명을 되살리고


세월을 틀어쥐고

뚜벅뚜벅 제 길을 간다.











이창식 시인은  '생각 꼬투리'라는

제목과

'글알', '글주렴'과 같은 살가운 시어로

독자의 시선을 모았다.


'생각 꼬투리'는

생각과 영감의 불확실하고 변덕스러운

특성을 시적으로 탐구한다.


이 시는

생각이라는 무형의 존재가

어떻게

창조적 과정을 통해 구체화되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개인의 내적 경험과 외부 세계 사이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탐색한다.



"있다가 없고 / 없다가 있고"

이 구절은 생각의 변덕스러움과 불확실성을 나타낸다.

생각은 때로는 강렬하게 느껴지다가도

갑자기 사라질 수 있으며,

반대로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불쑥

나타날 수도 있다.


"꿀잠 두드려 / 천지를 유랑하고"

여기서 "꿀잠"은 깊고 달콤한 수면을

의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탐험한다는

개념을 제안한다.

꿈에서의 여행은 무한한 가능성과

창조의 공간을 상징한다.


"새것 보고 옛것 보고 / 만물상 둘러보기"

이 부분은 창조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전통적인 지혜 모두를

탐색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만물상"을 둘러보는 것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통합하는 과정을 상징한다.


 "눈 뜨고 자는 금붕어 / 사람 세상 살피듯"

금붕어가 눈을 뜬 채로 잔다는 사실은

끊임없는 주의와 인식의 상태를 의미할 수 있으며,

이는 창작 과정에서 세상을 관찰하고

반응하는 태도를 상징한다.


"푸른 눈알 꼬투리 하나 / 글알 되고 글주렴 된다"

여기서

"꼬투리"는 초기 아이디어나 영감의 시작점을 의미한다.


이 초기 생각이 점차 발전하여 완성된 작품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죽은 듯 살아서 / 생명을 되살리고"

이 구절은 창조적 과정이

때로는 고된 노력과

내적 갈등을 요구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작품에 대한

깊은 몰입과 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세월을 틀어쥐고 / 뚜벅뚜벅 제 길을 간다."

시의 마지막 부분은

창작자가 시간과 삶의 무게를 인식하면서도 자신만의 길을 꿋꿋이 걷는 모습을

묘사한다.

이는 창작 과정의 지속성과 작가의 결단력을 강조한다.


작가는 창작 과정 속에서 시간을

자신의 도구로 삼아,

생각과 영감을 형태로 빚어내며

자신의 길을 걷는다.


이는 작가가 자신의 창조적 여정에서 겪는 시행착오와 성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시는 생각과 창작 과정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통해,

창작자가 겪는 불확실성, 탐색,

그리고

최종적인 창조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생각 꼬투리"라는 제목 자체가

작은 아이디어나 영감이

어떻게 점차 발전하여 깊은 사유와

창조적 작품으로 성장하는지를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이창식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창작 과정의 다양한 단계와

감정을 탐색한다.

이 과정이 개인의 내면세계와

외부 환경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준다.


각 행에서 사용된 상징과 이미지는

생각의 비행성, 창작의 고뇌와 즐거움,

그리고

창작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종합적으로 볼 때,

"생각 꼬투리"는 창작 과정의

내밀한 순간들을 세밀하게 포착하여,

그 과정 속에서 겪는 도전과 성취,

사유의 깊이와 작품으로의 전환 과정을

탐구한다.


이 시는

생각과 창작에 대한 깊은 사색과

성찰을 담고 있으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창조적 과정과

내면세계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ㅡ






*


이창식 시인은

점잖다.


전형적인 경상도

젠틀맨이다.


그는

한평생 교단을 지키며

교육 현장에서

학생과 함께하는 과정에

가슴 한 켠

생각 꼬투리를 안고 살아왔다.


팔순을 맞은

시인은

급기야

창작 과정의 내밀한 순간들을

세밀하게 포착하여,

생각 꼬투리를 풀어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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