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09. 2024

버스 기사는 뽕짝을 좋아하나 보다

등산로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뽕짝







버스 안,

일상이 흘러간다.

이른 아침,

피곤한 얼굴로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 사이로

버스 기사 아저씨의 선택된 노래가 흘러나온다.

 “세월이 가면~”의 구슬픈 멜로디가

버스 내부를 채운다.

음악 소리는 예상외로 크다.


일부 젊은이들은 불편해하며 찡그린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지만,

기사 아저씨는

그저 어깨를 들썩이며 음악에

몸을 맡긴다.

아마도 그는 음악을

참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일상 속 작은 충돌과

인간의 다양한 취향을 목격한다.

음악 하나에도

이렇게 반응이 엇갈리는 것을 보며,

사람의 취향과 세대 간의 간극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기사 아저씨에게 이 노래는

아마도 젊은 시절의 추억이 서린,

감성을 자극하는 노래일 것이다.

반면,

현대적 감각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는

너무 시끄럽고 구식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은 등산길에서 만난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산을 오르다 보면 가끔 할아버지 한 분이 트랜지스터 라디오로 뽕짝을 크게

틀어놓고 가는 경우가 있다.


그 소리가 온 산을 울리면,

등산을 하는 다른 이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소리를 들으며 걷거나,

불편하면 다른 길로 피해 가거나,

빨리 앞질러서

그 소리를 벗어나려 한다.


이처럼 각자의 취향은 타인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는 법이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이 인간다움의 일부이다.

우리 각자는 자신만의 취향과 선호도를 가지고 있으며,

때로는 그것이 타인과 부딪히기도 한다.

이런 부딪힘 속에서

우리는 상호 존중과 이해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버스 기사 아저씨의 음악 취향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할지라도,

그는 자신의 일상과 감정을 음악과 함께

나누고 싶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충돌을 통해

삶의 다양한 면모와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이해하게 된다.


음악 한 곡이 흘러나오는 것만으로도

여러 사람의 감정이 교차하고,

그 속에서 각자의 삶과 이야기가

얽히고설킨다.


세월이 가면,

우리 모두는 이런 경험들을 통해

조금씩 성숙해져 간다.

이렇게 각자의 취향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우며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음악의 힘은 때로는

회복과 치유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버스 기사 아저씨가

흥겹게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에서

우리는 그가 어쩌면 그 노래를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잠시나마 기쁨을 느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그 노래는 그에게

힘든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작은 위안이

될 것이다.

음악은 그렇게 우리 각자에게

감정의 동반자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와 동시에

음악은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버스 안에서 불편함을 느낀 젊은이들에게

그 음악은 소음일 뿐이다.


이렇게 음악 하나에 담긴 의미와

받아들임이 천차만별인 것이

인간 사회의 복잡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를 통해

다양성의 가치와 다른 이의 생각을

존중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과의 조화를

모색해야 한다.


등산길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뽕짝 음악이든,

버스 안의 노래이든,

각각의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때로는

그 소리를 피해 다른 길로 가기도 하고,

때로는

그 소리에 맞춰 걸으며 즐기기도 한다.

그 선택은

각자의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달라진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우리는 사회적 동물로서의 본능을 드러내며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노력이 모여 조금씩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 간다.


우리가 함께 듣는 음악이 때로는

불협화음을 내기도 하지만,

결국

그 조화를 통해 더 큰 하모니를

이루어 나가는 것처럼,

사회도 마찬가지다.


이 길고도 복잡한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때로는

타협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라,

각자의 삶에 깊이

 스며들어 우리의 일상과 감정,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각자의 멜로디를 이해하고 조화를 이루며,

더 나은 삶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간다.

작가의 이전글 술 마시면 뭐가 좋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