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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09. 2024

허사로다, 너조차 믿지 못하겠으니!

주광일 시인의 자화상












                     자화상







                                                          주광일







가을이 넋을 잃고 방황하는 서글픈 나그네라면

나는 낙엽이노라


현재가 어처구니없는 삶을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라면

나는 죽음이노라


허사로다

너조차 믿지 못하는 나는 확실히

허사로다













이 시는

주광일 시인의

경기고교 재학 시

'자화상'이다.


자신의 내면을 깊이 반성하며

자아정체성을 탐구하는 과정을

드러낸다.


주광일 시인은

자신을 가을, 낙엽,

그리고 죽음에 비유하여

인생의 허무함과 덧없음을

표현한다.


첫 구절,

"가을이 넋을 잃고 방황하는 서글픈 나그네라면

나는 낙엽이노라"에서

시인은 가을과 낙엽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가을은 변화의 계절로,

넋을 잃고 방황하는 나그네로 묘사되며

이는 청소년기의 혼란과 불안정성을

나타낸다.


낙엽은 죽어가는 것의 상징으로,

여기서 시인은

자신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을

죽음에 가까운 고통으로

비유한다.


다음 구절,

"현재가 어처구니없는 삶을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라면 나는 죽음이노라"에서는

현재의 삶에 대한 시인의 회의적인 시각이 드러난다.


시인은 자신이 느끼는

삶의 무의미함을 죽음으로

환치시키며,

이를 통해

내면의 절망을 표현한다.


마지막 구절인

"허사로다 너조차 믿지 못하는 나는

확실히 허사로다"는

시인의 자기 비하와 자조적 태도를

나타낸다.


이 구절에서 시인은

자신의 존재가 허사임을 자인하며,

이를 통해

청소년기의 정체성 확립에 대한 난해함과

그로 인한

자신감의 결여를 드러낸다.


이 시는

청소년기의 심리적 고뇌와

자아정체성의 혼란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시인의 내면적 성찰과

철학적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


시인이 나중에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된 배경에는

이러한 깊은 자기 성찰과

정체성 확립의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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