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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10. 2024

해빙解氷          

시인 박진우










                         빙解氷   





                                                  박진우







들은 온통

노오란 민들레 꽃


아무도 풀씨를 뿌리지

않는다

그러나

풀은 밭을 이룬다


한 뼘씩 날마다

가까워지는 빛


기죽어 꽁꽁 언

우주의 냉동고

겨울 꿈을 푼다











박진우 시인의 '해빙 解氷'은

자연의 소박함과 변화의 미묘함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이 시는 노오란 민들레 꽃밭을 통해 자연스러운 생명의 힘과 계절의 변화를 강조하며,

그 속에서 인간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사유하게 만든다.


첫 구절인

"들은 온통 노오란 민들레 꽃 밭"에서

'들'은 넓은 자연을, '

노오란 민들레'는 생명력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이 꽃밭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아무도 풀씨를 뿌리지 않는다"는

다음 행을 통해 강조된다.


여기서 시인은 자연의 자생적인 힘을 부각하며, 인간의 개입 없이도 자연이 스스로 균형을 이루고 성장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러나 풀은 밭을 이룬다"는 말은 자연의 끈질긴 생명력을 드러내며,

이는 자연이 인간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는 독립적인 존재임을 시사한다. 자연이 스스로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며, 인간은 그 과정에서 배우는 존재로 묘사된다.


"한 뼘씩 날마다 가까워지는 빛"은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온다는 자연의 순환적 리듬을 담고 있다. 이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치 않는 자연의 법칙과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변화들을 인식하게 만든다.

빛의 점진적 접근은 해빙 과정에서의 온화한 전환을 은유하며, 이러한 자연의 변화가 가져오는 심리적, 감성적 영향을 반영한다.


또한, "기죽어 꽁꽁 언 우주의 냉동고 겨울 꿈을 푼다"라는 마지막 구절은

겨울과 냉동고를 연결 짓는 창의적인 비유를 사용함으로써, 겨울이 지니는 정지된 상태와 그 속에서 꿈꾸는 존재들의 모습을 그린다.

이 꿈을 푸는 행위는 해빙과 동시에 일어나는 생명의 재생과 각성을 상징하며, 겨울의 종식과 봄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순간을 표현한다.


이는 자연이 지닌 재생의 능력과

봄의 해빙을 통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요컨대

'해빙'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력을

중심으로 한 은유와 상징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색하는 작품이다.


시인은 자연의 자연스러운 변화와 그 속에서 발견되는 교훈을 통해 인간에게 겸손과

자연에 대한 존중을 일깨운다.


이 시는 자연의 무한한 힘과 아름다움을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로 전달하며,

독자에게 깊은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힘을

지닌다.

민들레 꽃밭이 자연스레 이루어진 모습은

인위적 개입 없이도 완성될 수 있는

자연의 순리와 생명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시적 성찰을

제공한다.


시인 박진우는 이 작품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소통 방식을 재조명하며,

자연이 가진 교훈을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자연의 자율성과 생명력을 인정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삶의 태도를 취할 때,

우리는 보다 풍요로운 정신적, 감성적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해빙'은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독자에게 자연과의 깊은 연결고리를 인식하고

그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역할을

성찰하도록 이끈다.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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