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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11. 2024

담음과 비움

비움은 공간을 만든다









담음과 비움은

인생의 양면성을 상징하는 두 가지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는 흔히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마음속에 담고자 한다.


희망, 사랑, 욕망,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부터 두려움, 슬픔,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까지 모두 내면의 그릇에 채워 넣는다.

이러한 감정들을 담기만 할 때, 우리는 종종

그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하기도 한다.

반면

 비움은 공간을 만들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과정이다.

마치 봄맞이 대청소를 하듯, 구석구석 쌓인 먼지와 잡동사니를 치워내듯 우리의 내면도 정리가 필요하다.

비워내야만 했던 것들, 즉 포기, 회의, 자괴감 등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필요한 것들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담고 비우는 행위는 순환의 과정을 닮았다. 담았다가 비우고, 비웠다가 다시 담는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며 성장해 나간다.

한 번의 담음과 비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계속되는 반복 속에서,

각자의 인생 경로와 맞닿아 있는 진리를

조금씩 깨닫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생의 본질에 대해 더욱 깊이 사유하게 된다.

인생은 결국 빈손으로 시작해 빈손으로 끝나는 여정이다.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잠시 우리와 동행할 뿐,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에, 어찌 보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얼마나 많이 갖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그것을 경험하고 다루느냐에 있다.

희망을 담는 것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비록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을 걷고 있을지라도, 희망의 빛은 우리가 한 걸음 더 내딛게 만든다.

그리고 포기를 비우는 것은 우리가 불필요한 짐을 내려놓고, 좀 더 가볍게 그 여정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우리는 담고 싶은 것으로 희망을, 비우고 싶은 것으로 포기를 선택해야 한다.


이 선택은 단순한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의 결과이다.

희망이 있는 곳에는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고, 포기를 버림으로써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담음과 비움은 결국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담기 위해선 비워야 하고, 비우기 위해선

담아야 한다.

이 상호 작용 속에서 우리는 삶의 균형을 잡아가며 본인만의 중심을 찾아간다.


이러한 균형은 단순히 물리적인 것들을 넘어서, 우리의 감정과 정신 상태에까지 미친다.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다루고 경험하는지가 인생을 풍부하게 만드는 요소임을 우리는 점차 깨닫게 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진정 중요한 것은

 '있음'보다는 '잘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너무 많이 담아서 스스로를 압도하곤 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적절히 비워내는 것이 필요하다.


비우는 행위는 자신을 좀 더 가볍게 만들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갖추게 한다.

그렇기에 비움은 또 다른 형태의 준비이자, 새로운 시작을 위한 첫걸음이 된다.

비워진 공간은 새로운 가능성으로 채워진다. 비움으로 인해 생긴 여유는 우리가 다시금 희망을 품고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실어 준다.

이처럼 비움과 담음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존재로, 삶의 리듬을 만들어간다.

우리가 이 두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삶이라는 여정 속에서 무엇을 택하고 무엇을 버릴지 선택하는 것이 우리 각자의 몫이며, 그 선택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담고 비우는 행위는 단순한 물리적, 감정적 행위를 넘어서 우리의 존재 방식 자체를 재구성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인생의 본질적인 가치를 더욱 명확히 이해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인생을 의미 있게 꾸려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얻는다.


결국, 희망을 담고 포기를 비우는 것은 우리가 자신의 삶을 보다 명료하게, 그리고 의미 있게 조망할 수 있도록 돕는 철학적 사유의 초석이 된다.

이와 같은 생각들을 통해

우리는 담음과 비움의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인생의 각 순간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대응할지는 우리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을 통해 우리는 진정으로 풍요로운 삶을 설계해 나가는 것이다.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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