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11. 2024

대추 한 알

시인 장석주








                                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이
저 안에 천둥이
저 안에 벼락이

저게 저 혼자 둥그러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이 시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데

특히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애송시愛誦詩란다.

장석주 시인의 시 "대추 한 알"은

자연의 소산인 대추를 통해

삶과 자연의 순환,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성장의 과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시는

단순히 과일의 성숙 과정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과 자연의 깊은 연결고리를 탐구하며,

그 속에서 펼쳐지는

삶의 드라마를 조명한다.

첫 번째 연에서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데,

이는

대추가 스스로 붉게 익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어지는

 "저 안에 태풍이

저 안에 천둥이

 저 안에 벼락이"라는 표현은

대추의 성숙이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다양한 외부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

복잡한 과정임을 시사한다.


여기서

태풍, 천둥, 벼락은

자연의 역동적이고

때로는

폭력적인 면모를 상징하며,

이러한 자연의 힘이

대추를 익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두 번째 연에서는

 "저게 저 혼자 둥그러질 리는 없다"라고

말하며,

대추의 모양이 자연스레

 둥글게 성숙되는 것이 아님을

재차 강조한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이라는 구절은

대추가 성숙하기까지 겪어야 하는

자연환경의 조건들을 나열하며,

이러한 조건들이

대추의 외형과 내면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서리, 땡볕, 초승달은

각각 추운 밤,

뜨거운 낮,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며,

이러한 시간의 변화와

자연의 조건들이 결합하여

대추를 익게 하는 과정을

시적으로 표현다.

장석주 시인은

이 시를 통해

단순히

대추 한 알의 성숙 과정을 넘어서,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

그리고

이를 통한 삶의 깊은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


자연의 세세한 관찰을 통해

우리 삶 속에 내재된 근원적 힘과

변화의 과정을 드러내며,

이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진실을

탐구하는 시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시는 자연을 통해

인간 삶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성찰하는 한편,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상호 의존적인 관계 속에서

공존하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청람 김왕식




작가의 이전글 내 마음의 주인은 누구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