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13. 2024
고봉산 고샅 낡은 벤치에 앉아 멈춘 세상을 본다
내면의 소리
■
고봉산 고샅에 자리한
낡은 벤치에 앉아
세상의 잠깐 멈춤을
본다.
이 순간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어렵게 찾아 헤매는
평화의 순간일지도 모른다.
벤치 하나가 줄 수 있는 휴식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서,
마음 깊은 곳의 성찰로 이어진다.
우연히
고봉산 숲 속 벤치에
앉았다.
이곳에서 눈을 감고 귀를 열어
바람의 속삭임을 듣는다.
바람은 과거의 기억들을 속삭이며
나의 영혼을 어루만진다.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어
내 눈꺼풀을 환하게 비추고,
그 빛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도
닿는다.
마음이 한없이 넓어지며
온 세상이
내 안에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것 같다.
이 조용한 곳에서
시간은 멈춘 듯하다.
주변의 소리들이 멀어지고,
내면의 목소리만이 또렷하게
들린다.
이 순간,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한다.
자신에게 묻고,
답한다.
이러한 대화는
혼자이기에 가능한 것이며,
이 고요함 속에서
자신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다.
곁을 지나는 사람들조차도
나의 사색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그들의 모습은
먼 풍경처럼 아름답게 느껴지며,
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내 사색에 새로운 차원을 추가한다.
그들 각자의 삶이 어떠할지,
그들의 고민이 무엇일지 상상하며
나 또한 그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깊은 연대감을 느낀다.
이렇게
고요한 고샅 벤치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과 세상과의 관계를 탐색한다.
내면의 목소리와
세상의 소음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나의 존재를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감동과 감격이
내 생의 꽃을 피우게 하고,
이 자리에서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이미 나는 다시 이곳에 온 것이다.
나의 삶과 이 순간이
소중한 만남으로 기억될 때,
이 고요한 벤치는
나의 내면과 외면을 잇는
가교가 되어준다.
삶 속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으려 할 때,
이렇게 고요하고 평화로운
순간들을 통해
종종 깊은 통찰을 얻는다.
벤치 하나가
이렇게 큰 선물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 벤치에서의 경험은
언제나 내 마음 한 켠에 자리 잡히고,
나를 지속적으로 부드럽게
인도한다.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그 순간의 평화는
마음 깊은 곳에 남아,
바쁜 하루 속에서도 나를
잠시
멈추게 만든다.
그 벤치에서의 체험은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고,
나의 일상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이제 내가 마주하는 모든 순간들이,
그 고요함 속에서
발견한 내면의 목소리와 대화하는
시간으로 변모한다.
그곳 낡은 벤치는
나에게만 특별한 곳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성찰의 공간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그 벤치에 앉아있다.
어떤 이는 쉼을 얻으러,
어떤 이는 사색하러,
또 어떤 이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순간을 즐기러 온다.
모두가 그 공간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경험하며,
각자의 삶을
다시금 조명해 본다.
나 역시
그 벤치에 앉은 이유가
명확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그저 지친 몸을 쉬게 하려고
그곳에 앉았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더 깊은 이유가 있었다.
내 영혼이
잠시 멈춤을 필요로 했고,
그 조용한 공간에서
나는 나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다시 배웠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은
내 삶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
이제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 벤치에서 느꼈던 평화로움을
상기시키며
해결책을 찾는다.
그 순간의 평온이
내게 주는 힘은,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덮칠 때
침착함을 유지케 한다.
벤치에서의 사색은
나에게 삶의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우리는 모두 가끔씩은
멈추어 서서,
지나친 일상 속에서
잊고 있었던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이런 순간들이
우리를 더 강인하게 만들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
나는 누구에게나
그 고봉산 고샅 벤치를 추천한다.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여정을
시작하기에 적확한 장소이기에.
그곳에서 얻은 사색과 평화는
이후의 삶을
더욱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