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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1. 2024

참꽃나무 뒤에 숨은 한센병 환자가

참꽃, 진달래꽃은 모두 떨어졌는데








오후

지인과 북한산을 올랐다.


꽃은

떨어졌고

새잎이 돋은

참꽃나무를 보았다.


순간

참꽃에 얽힌 일화가

생각나 몇 줄 적는다.








어린 시절에는

먹을 것이 변변치 않았다.


그런 환경에서

어린이들은 봄이 되면

꽃을 따먹으러 산으로 달려갔다.


산에는 아름다운 참꽃이 피어 있었고,

그 맛은

아마도 어린 마음에

간절한 양식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어른들은 이러한 행동을

극력 막았다.

그들은 참꽃 뒤에 숨은 문둥병 환자가

아이들을 해칠 수 있다고

두려움을 주입했다.


 "참꽃 뒤에 숨어 있는 문둥병 환자가

어린아이들의 간을 빼먹는다."


공포의 이야기는

아이들을 산으로부터 멀리하게

만들기 위한

어른들의 방법이었다.


왜 어른들은

그리도 끔찍한 이야기를 했을까?

아마도

산이 주는 위험을 강조하며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했던 것이리라.

산에는

뱀이나 다른 위험한 동물들도

많았을 테니.


그럼에도,

이러한 무서운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때로는

잘못된 정보와 두려움을

심어주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는 '문둥병 환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제는 '한센병 환자'라고 부르며,

이 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과거에 두려움과

편견으로 취급되었던 이들도

이제는

적절한 치료와 함께

존중받아야 할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가 진보하는 방향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의 그 무서운 이야기들은,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어른들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었을지라도,

때로는

잘못된 편견과 공포를 조장했다는 점에서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과학적 이해와

인권에 기반한 접근 방식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보다 인간적으로 대우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할 때이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교훈을 준다.

추억 속그 경험들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세상을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봄날의 참꽃처럼,

때로는

아름다운 것들 뒤에 숨겨진 두려움을

넘어서,

진실을 이해하고 편견 없는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깨달음은

개인과 사회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가 과거에 어린이들에게 전달했던

두려움과 경계의 메시지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다른 형태로 전달될 필요가 있다.


진실과 과학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불필요한 두려움을 줄이고,

오히려

지식을 통한

안전한 환경 조성을 꾀해야 한다.


봄날의 산행은

그저 아름다운 꽃을 즐기는 행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자연과의 교감뿐만 아니라,

우리 내면의 두려움과 마주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어린 시절의 전설이나 미신 대신,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의 학습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면,

그들은 보다 건강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성장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한센병 환자'라고 부르며,

보다 인간적이고 공감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자연과의 관계 또한 변화해야 한다.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닌,

존중과 보호의 대상으로 자연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의 위치를 재고해보아야 한다.


산의 꽃,

참꽃이 피는 아름다운 경관을

어린이들이 두려움 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들이 생태계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연의 일부로서 자신들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의 목표 중

하나이다.


결국,

우리가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아이들의 세계관을 형성한다는 것을

인식할 때,

과거의 무서운 이야기들을 넘어서

보다 긍정적이고,

교육적인 메시지를 담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세대를 거쳐 계속될 지혜와

지식의 전승이며,

우리 모두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이렇게 우리는

과거의 그림자를 벗어나,

보다 밝고 희망찬 미래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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