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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2. 2024

천형天刑의 땅이든 사막의 오아시스이든

시인 주광일









                     나의 시




                                         시인 주광일






천형天刑의 땅이든

사막의 오아시스이든


어느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이 세상 헤매는

나는 나그네


나의 시는

떠도는 영혼의


맑은 샘물인가

넋두리인가











이 시에서 주광일 시인은 자신의 내면과 시의 본질을 탐구하며, 시적 자아의 정체성과 그 표현을 사색한다. 시인은 여정을 진행하면서 자신이 마주한 세상과 그 속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반성적으로 고찰한다. 이 시는 시인의 겸손과 자아 성찰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제공하며, 독자에게 시인의 내면적 여정에 동참하게 만든다.


첫 구절에서는 "천형天刑의 땅이든 / 사막의 오아시스이든"이라는 말로 시작하는데, 이는 세상 어디에서든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시인은 곧이어

"어느 한 곳에 / 머물지 못하고"라고 말하며, 그 가능성이 실제로는 불안정하고 일시적임을 인정한다.

이는 시인의 삶과 시적 자아가 정착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배회는 시인에게는 일종의 내적 강제로 작용하며, 이는 그의 시적 영감과 긴밀히 연결된다.


다음으로 "이 세상 헤매는 / 나는 나그네"라는 구절은 시인의 자아가 세상 속에서 방황하는 나그네임을 시사한다. 여기서 '나그네'라는 단어는 뿌리 없이 떠도는 존재로서의 시인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시인의 정체성과 그의 시적 표현 사이의 괴리乖離를 드러낸다. 이는 시인이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이러한 떠돎이 어떻게 그의 시적 표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하게 한다.


시의 뒷부분에서 "나의 시는 / 떠도는 영혼의 / 맑은 샘물인가 / 넋두리인가"라는 질문은 시인 자신의 시가 가지는 가치와 본질에 대한 질문이다. '맑은 샘물'은 영감과 순수성, 생명력을 상징하는 반면, '넋두리'는 자기중심적이고 무의미할 수 있는 헛된 말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대비는 시인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그 표현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에 대한 자문자답을 나타낸다.


이 시를 통해 주광일 시인은 자신의 시적 표현의 정당성과 가치를 탐구하며,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깊이 있게 성찰하고 있다. 그의 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자아의 모습을 통해 우리 모두의 삶과 정체성,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시인의 겸손한 자세는 그의 작품이 단순한 자기표현을 넘어서서,  철학적 사색과 독자와의 깊은 소통을 위한 수단임을 보여준다. 시인은 자신의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이를 통해 독자가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도록 유도한다.


시인 주광일의 시는 그가 겸손하게 자신의 작품을 평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깊은 영적 및 철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이는 그의 시가 단순히 개인적인 감정의 표출에 그치지 않고, 보다 넓은 인간 경험의 일부와 그 의미를 탐구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시적 탐구는 주광일 시인이 '천진난만天眞爛漫한 서정시인'으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의 시는 감정과 상상력을 자극하며, 삶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이 시에서 나타나는 불안정하고 변화무쌍한 자아의 이미지는, 시인이 자신의 시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을 구성한다. 시인은 자신이 경험한 세상의 다양한 장소들—천형의 땅, 사막의 오아시스—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불안정성과 일시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이러한 시적 이미지들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 숨겨진 감정과 생각들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이 시는 시인 자신과 그의 작품 사이의 깊은 연결고리를 드러내며, 시적 표현이 개인적 경험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시인의 내면적 여정과 그 여정에서 비롯된 영감이 시로서 어떻게 형상화되는지를 보여주는 이 시는, 시인이 자신의 내면세계와 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담고 있다. 그 결과, 이 시는 개인적인 자기반성의 산물이자, 넓은 의미에서의 인간 존재와 그 복잡성을 탐구하는 하나의 창구로 기능한다.


이처럼 주광일 시인의 시는 그의 겸손한 자세와 깊은 철학적, 영적 사색을 반영하며, 독자에게 시적 언어를 통한 깊은 감정 이입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의 작품은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서 인간과 세상에 대한 보편적 질문을 던지며, 이를 통해 독자가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갈 수 있는 여정을 제안한다.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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