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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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인생
시인 주광일
여든 인생 되돌아보니
아무것도 없더라
아무것도 아쉽지 않더라
여든 인생 되돌아보니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
남들도 다 아는
시시한 이야기
아무것도 황홀하지 않은
결국은 그렇고 그런 이야기
그러나 부록이 없는
이야기이더라
ㅡ
이 시는 주광일 시인이
여든 나이에 이르러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느끼는 감정과 깨달음을
담고 있다.
시의 전반적인 구조는 반복되는
"여든 인생 되돌아보니"라는 구절로
시작되며,
이는 시인이 자신의 과거를 반성적으로
고찰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분에서는
"아무것도 없더라"와
"아무것도 아쉽지 않더라"는 표현을 통해,
시인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뚜렷한 성취나 남는 것이 없음에도,
그것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는 무심한 태도를 나타낸다.
이는 일종의 초연함을 의미하며,
물질적이나 세속적인 성취를 넘어선
내면의 평화와 만족을 강조한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
"남들도 다 아는 시시한 이야기"라는 말로,
시인의 인생이 특별하지 않고,
마치
모두가 겪는 평범한 이야기와 같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기서 '시시한 이야기'라는 표현은
인생의 보편적인 경험과 고민을 일컫는 듯하며, 모든 인간이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진리와 감정을 상기시킨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아무것도 황홀하지 않은 결국은 그렇고 그런 이야기"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인생이 궁극적으로 평범하고 황홀함이 결여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그러나 부록이 없는 이야기이더라"는
마지막 구절을 통해,
인생에는 예고나 추가적인 해석 없이
그 자체로 완성되는 이야기임을 표현한다.
이는 인생이 예상치 못한 부분 없이 소박하고 진솔하게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소박함 속에서도 인생의 깊이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시인의 내밀한 사유를 엿볼 수 있다.
주광일 시인의 이 시는
인생을 통한 깨달음과 자각, 그리고 세속적인 가치를 넘어선 내면의 평화를 찾아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시인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인생의 보편적인 진리를 탐구하며, 독자에게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진정한 가치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 시는 그 자체로 간결하지만,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어 많은 생각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이 시를 통해
주광일 시인은 여든이라는 나이에 도달한 후에도 계속되는 인생의 여정과 그 여정의 보편성에 대해 심오한 통찰을 제공한다.
시인은 자신의 인생이 마치 한 편의 미완성된 이야기와 같다고 묘사함으로써, 인생이라는 여정이 결코 완전히 끝나거나 완벽하게 이해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이는 인간의 존재가 가진 불완전성과 한계를 인정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도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