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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5. 2024

꽃 진 자리

시인 허윤종







                           꽃 진 자리






                                                  시인 허윤종





꽃 진 자리를

가만히 들여다 보라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리니

여러 날이 지난 후에

생명으로 오기를 기다림이니

그대 삶이 지금 아프다면

꽃은,

지기 위해 피었음을 기억하라

추하고 초라해 외면받은 이후에야

생명으로 올 수 있음을 떠올리라

이미 그대의 삶에도

수만 송이의 꽃이 피고 지었으며

피는 환희보다 지는 아픔이

그대를 이끌고 있으리니

꽃 진 자리에서

그대는 무엇을 보는가?








허윤종의 시 "꽃 진 자리"는 생명의 순환과 인간 삶의 고통 및 회복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이 시에서 시인은 자연의 변화를 통해 인생의 근본적인 진리를 탐구하며, 절망적인 순간조차도 변화와 성장의 기회로 해석한다.


첫 번째 연에서 "꽃 진 자리를 가만히 들여다 보라"는 구절은 독자에게 자연의 세세한 부분까지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을 촉구한다. 여기서 ‘꽃 진 자리’는 말 그대로 꽃이 지고 난 후의 상태를 의미하지만, 이는 비유적으로 인생에서 겪는 손실이나 실패를 상징한다. 시인은 이를 통해 독자에게 표면적인 실패 뒤에 숨겨진 긍정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인식하도록 돕는다.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리니"와 같은 표현은 이러한 관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이 결코 부정적이지 않음을 강조한다. 즉, 꽃이 지는 것은 생명의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과정임을 암시한다.


다음 연에서 "여러 날이 지난 후에 생명으로 오기를 기다림이니"는 시간의 흐름과 인내가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는 데 필수적임을 말해 준다. 이는 인간의 삶에서도 어려움과 고통이 결국은 새로운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대 삶이 지금 아프다면 꽃은, 지기 위해 피었음을 기억하라"에서 시인은 고통의 순간 자체가 필연적이며, 그것이 있어야만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실패나 슬픔이 결국 개인의 성장과 성숙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의 끝부분에서 "꽃 진 자리에서 그대는 무엇을 보는가?"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며, 이 시 전체를 통해 제시된 생각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성찰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독자가 자신의 인생에서 직면한 어려움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요컨대, 허윤종의 "꽃 진 자리"는 인간 존재의 고뇌와 회복력을 자연의 메타포를 통해 표현하는 작품이다. 시인은 독자가 자연의 일부로서 인생의 어려움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도 희망과 긍정을 발견하도록 격려한다. 이 시는 인생의 고통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며, 그 어느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상기시켜 준다.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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