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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6. 2024

그대 옆에서

시인 주광일

  






                           그대 옆에서


                                                        시인  주광일






그대 옆에서 나는 천진난만天眞爛漫한 어린아이처럼 하루 종일 놀고 그대는 오직 나의 건강을 걱정해 줄 뿐이었습니다.
특기할 것은, 그대 옆에서는 시간이 흐르기를 멈춘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무심한 세월은 우리들 몰래 흐르고 흘러 우리는 어느새 할배 할매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대와 나 사이에는 아무런 틈이 없었기 때문에 세월마저도 그대와 나 사이의 틈에 끼어들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느샌가 백발노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시인 주광일의

"그대 옆에서"는 작은 산문다.


이 시는

사랑의 지속성과 함께한 시간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일생을 함께한 두 사람 사이의 깊은 유대감과 시간이 끼어들 여지없이 완벽하게 맞물린 관계를 그리고 있다.

첫 행에서 시인은 "그대 옆에서 나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하루 종일 놀고 그대는 오직 나의 건강을 걱정해 줄 뿐이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라는 표현은 순수하고 걱정 없는 삶을 상징하며, 이는 사랑하는 이의 곁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의미한다. 또한, 상대방이 '나의 건강만을 걱정해 준다'는 부분은 그 사이의 깊은 애정과 배려를 나타내며, 이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에서도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행인 "특기할 것은, 그대 옆에서는 시간이 흐르기를 멈춘 것 같았습니다"에서는 시간이 정지된 듯한 느낌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평화롭고 조화로웠는지를 강조한다. 이는 또한 사랑하는 사이에서 경험하는 시간의 상대성을 말해주며, 중요한 순간들이 어떻게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지를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음 행 "그래도 무심한 세월은 우리들 몰래 흐르고 흘러 우리는 어느새 할배 할매가 되고 말았습니다"는 시간의 불가항력적 흐름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두 사람이 함께 늙어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이는 인생의 불가피한 진리를 받아들이면서도, 그 과정에서의 동반자로서의 소중함을 높이 평가하는 시인의 태도를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그대와 나 사이에는 아무런 틈이 없었기 때문에 세월마저도 그대와 나 사이의 틈에 끼어들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느샌가 백발노인이 되어 있었습니다"는 구절에서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의 깊이를 드러낸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떠한 틈도 생기지 않았다는 것은 그들의 관계가 견고하고 변함없음을 의미하며, 결국 백발노인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은 여전히 깊고 튼튼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시는 인간관계의 아름다움과 시간이라는 개념을 통해 변화하는 삶의 본질을 섬세하게 탐구한다.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이 외부 요인에 의해 변형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진정한 사랑이 시간을 초월하여 지속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인 주광일은 이 시를 통해 인간 경험의 보편적인 특성인 성장과 노화를, 개인적이고 친밀한 관계의 맥락에서 탐색한다. 그는 노년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는 깊은 유대감을 통해, 인생의 끝자락에서도 변함없이 지속되는 사랑의 가치를 조명한다.
이는 독자에게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관계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 관계들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감사하며 살아가야 함을 일깨운다.

이 시에서의 '시간'은 물리적인 개념을 넘어서서, 관계 속에서 경험하는 정서적, 심리적 차원의 시간을 상징한다. 이러한 시간은 개인의 내부 세계와 외부 세계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개인의 존재와 그들의 인간관계가 어떻게 서로에 의해 형성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대 옆에서"는 결국, 우리가 어떻게 서로의 존재를 통해 시간을 경험하고, 그 경험이 어떻게 우리 자신을 형성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시인은 사랑하는 이와의 시간을 통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며, 이러한 관계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진정한 만족과 평화를 찾을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이 시는 결국, 인간의 감정과 경험이 시간 속에서 어떻게 진화하고 성숙해 가는지에 대한 아름다운 통찰을 제공하며, 독자에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가치 있는 순간들을 소중히 여길 것을 촉구한다.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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