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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8. 2024

귀천 시인 천상병의 '막걸리'

천상병 시인








                                   막걸리




                                                   시인 천상병




나는 술을 좋아하되

막걸리와 맥주밖에 못 마신다.

 

막걸리는

아침에 한 병(한 되) 사면

홉짜리 적은 잔으로

생각날 때만 마시니

거의 하루 종일이 간다.

 맥주는

어쩌다 원고료를 받으면

오백 원짜리 한 잔만 하는데


마누라는

몇 달에 한 번 마시는 이것도 마다한다.

 세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음식으로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때는

다만 이것뿐인데

어찌 내 한 가지뿐인 이 즐거움을

마다하려고 하는가 말이다.

 

우주도 그런 것이 아니고

세계도 그런 것이 아니고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니다.

 목적은 다만 즐거움인 것이다

즐거움은 인생의 최대목표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고

밥이나 마찬가지다

밥일 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더해주는

하나님의 은총인 것이다.









천상병 시인의 시 "막걸리"는

일상적이고 소박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깊은 철학적 사색과 인간 삶의 본질적 즐거움에 대해 탐구다.

이 시는 막걸리와 맥주라는

두 가지 술을 통해

시인 자신의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드러다.


시의 첫 부분에서 시인은

자신이 술을 좋아하되 막걸리와 맥주만을

마신다고 말다.

이는 시인의 취향을 넘어서

그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반영다.

막걸리는 한 병을 사서

하루 종일 조금씩 마시며,

이러한 절제는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을 찾는 태도를

나타다.


막걸리에 대해 시인은

매우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며,

이 술이 단순한 음료가 아닌

하루를 채우는 존재임을 강조다.


막걸리 한 병이

하루를 통해 소비되는 과정은

시간과의 교감,

생의 느림을 상징하며,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표현다.


맥주에 대해서는

원고료를 받았을 때만 마신다고

언급한다.

이는 막걸리가 일상의 음료라면

맥주는 특별한 날의 선택임을 나타다.


이러한 대조는

일상과 비일상 사이의 균형을 드러내며,

삶에서의 소소한 기쁨을 찾는

시인의 태도를 강조다.


아내가

맥주를 마시는 것을 마다한다는 부분은

가족 내의 소통과 갈등을

암시다.

시인은 이를 통해

개인의 즐거움과 타인과의 관계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탐구다.


시의 후반부에서 시인은

즐거움을 인생의 최대 목표로 선언다.

이는

헤도니즘적 삶의 태도를 반영하며,

인간 존재의 목적이

단순히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임을

강조다.

또한,

막걸리를 하나님의 은총으로 묘사하며

이 술이 단순한 식사가 아닌

삶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선물임을

선언다.


시에서는

반복, 대조, 상징 등의 기법이 사용되어

시적 메시지를 강화한다. 

특히 막걸리와 맥주,

일상과 특별한 날,

개인의 즐거움과 타인과의 관계 등을

대조적으로 제시하여,

인간 삶의 다양한 층위를 탐구다.


이 시는

시인 천상병의 삶의 철학과 태도,

일상에서의 작은 기쁨의 가치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으며,

독자에게 자신의 삶과 즐거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도록 초대다.


시인은

막걸리를 일상적이면서도

신성한 존재로 묘사함으로써,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박한 기쁨들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

탐구다.


이는 동양 철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물론적 관점과도

어우러지며,

소박함 속에서 진리를 찾는

시인의 사상을 반영다.


시 전체를 통해

시인은 자신이 가진 삶의 즐거움을

강조하면서도,

그 즐거움이

외부로부터의 제약에 의해

침해받는 것을 우려한다. 


이를 통해

개인의 자유와 삶의 향유에 대한 권리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며,

현대 사회에서

간과하기 쉬운 개인의 행복과 만족을

중시하는 태도를

재확인시다.


또한,

막걸리를

'하나님의 은총'으로 칭하는 부분에서는

전통적인 술이 지닌 문화적 및 영적 가치를 재조명하며,

그것이 단지 물질적인 존재를 넘어서

영혼을 양육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제안다.


이는 막걸리를 통해

경험하는 즐거움이

단순한 육체적 만족을 넘어서

정신적, 영적 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시인은 즐거움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주장을 통해,

현대인들이 종종 잊고 사는

삶의 본질적 가치를 상기시키려 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고,

그것을 통해

인생을 충만하게 살아가는 법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다.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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