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9. 2024
카페 옆 테이블 남의 이야기 엿듣기 2
4월의 꽃과 비
■
4월
끝자락이다.
호수공원을 산책하던 중
흩뿌린 비 피해
카페 의자에 앉는다.
카페의 모서리 자리에
두 친구가 마주 앉아 있다.
바깥의 창가를 가득 메운 비바람 소리가
들려온다.
두 사람
시집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시인이거나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일지도.
한 친구가 조용히 말을 꺼낸다.
"4월의 날씨는 참 변덕스러워.
꽃이 만발할 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바람도 분다니까."
그 말에 두 사람 사이에 짧은 침묵이
흐른다.
친구는 창밖을 바라보며 속삭인다.
"따뜻할 것만 같던 바람이,
가끔은 차가운 비를 데리고 오기도 하더라고.
그 비바람이 멎고 나면 온 세상이 춥게만 느껴질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햇살이 비칠 때면 마음이 따뜻해져."
이 말을 듣고 친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따뜻함이 생기를 불러일으키고,
온 세상을 더 파랗게 만드는 것 같아."
창밖의 궂은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카페 안은 포근하고 따뜻하다.
"4월에는 꽃만 피는 줄 알았던 아픔이 전부가 아니었어.
사랑도 피어나는구나."
친구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간다.
"내가 먼저 사랑을 꺼내면,
그 사랑이 나에게 힘이 되어 돌아와. 마치 푸른 사랑처럼."
두 친구는 서로를 바라보며
그 사랑의 깊이를 공유한다.
비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남는 것은
더욱 선명해진 세상,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다.
친구의 이야기에는
웃음과 여운이 묻어 나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동안
세상의 모든 차가움을 잊게 만든다.
차가운 비바람이
창문을 때리는 소리가 카페 안의
따뜻한 공기와 어우러져,
두 친구는
잠시 동안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친구가 다시 입을 열어 말한다.
"사실, 이런 날씨가
나를 더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 어떻게 이런 차가운 비바람 속에서도 꽃들은 아픔을 견디며
아름답게 피어나는지,
그게 참 대단해 보여."
"맞아, "
다른 친구가 말을 받는다.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
때로는
예상치 못한 고통과 시련이 찾아오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성장하고,
사랑을 키워나가.
그리고
그 사랑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드니까."
두 사람의 대화는
점점 더
깊어간다.
"내가 생각하기에,
사랑은 표현하는 것 자체가
힘이 되는 것 같아.
네가 먼저 마음을 열고
사랑을 보여줄 때,
그것이 바로
힘의 원천이 되는 거야.
그 사랑이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친구는
그 말에 공감하면서도 덧붙인다.
"그래,
그리고 가끔은
그 사랑이 예상치 못한 형태로 돌아오기도 하지.
우리가 먼저 내민 사랑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와서,
또 다른 사랑을 만들어내.
그게 바로 삶의 미학이 아닐까 싶어."
친구의 말에
서로가 고개를 끄덕이며,
카페 안은
다시금 따뜻한 미소로 가득
차올랐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의 경험과 감정을 나누며,
서로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이날의 그들의 대화는
오래도록 나의 마음속에 남아,
차가운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도 희망과 사랑의 따뜻함을
잊지 않게 해 줄 것이다.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