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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9. 2024

어머니, 나의 어머니

시인 백영호

     










                             어머니



                               




                                          시인 백영호







촉촉이 젖어 오는

옥양목玉洋木 그리움 한 바가지

수정빛 개울물에  헹궈서

햇살 좋은 빨랫줄에 널었다


삼복 볕에

보송보송 말라가는

하얀 옥양목 설렘이

파아란 하늘 배경으로

깃발처럼 펄럭이는

오후 2시라


햇살은

살 모아 역사를 쏘았고

달빛은

빛 모아 전설을 쌓았는디


싱그런 땀방울 훔치며

현재의 生으로

지난 너들너들

불효의 누더기 生

냥 두 냥

눈물로 갚으며 가는

자식의 걸음걸이랴.











백영호 시인의 시

"어머니"는 시적 이미지와 상징을 통해 강렬하게 모성애와 자식의 빚진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 시는

자연적 이미지와 생활의 단면을 결합하여 감정의 깊이를 이끌어내며, 특히 어머니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 그리고 자식으로서의 책임과 미안함을 중첩시키고 있다.


첫 부분에서

"촉촉이 젖어 오는 옥양목 그리움 한 바가지"라는 표현은

비유적으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마치 물에 젖듯이 자연스럽고 깊게 스며드는 감정을 나타낸다.

옥양목은 여기서는 어머니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성격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요소로 해석될 수 있다.


이어지는

"수정빛 개울물에 헹궈서 햇살 좋은 빨랫줄에 널었다"는 문장은

추억을 깨끗이 씻어 맑고 밝은 이미지로 기억하려는 자식의 노력을 보여준다.


중간 부분의

"삼복 볕에 보송보송 말라가는 하이얀 옥양목 설렘이 파아란 하늘 배경으로 깃발처럼 펄럭이는 오후 2시"는

시간과 공간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이 시간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순간임을 강조한다.


여기서 옥양목의 설렘이 깃발처럼 펄럭이는 모습은

자식의 마음속에서 어머니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고 활동적임을 의미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싱그런 땀방울 훔치며 현재의 生으로 지난 너들 너들 불효의 누더기 生 한 냥 두 냥 눈물로 갚으며 가는 자식의 걸음걸이랴"라는 표현을 통해,

자식이 어머니에 대한 빚과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이는 한국 문화에서 자주 보이는 효도와 불효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으며,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을 동시에 표현하는 감정의 복합성을 드러낸다.


시는 전반적으로 자연과 일상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감정을 전달한다. 물, 햇살, 하늘 등의 자연 요소는 시적 상황을 구체화하며 감정의 전달력을 높인다.

또한, 문장의 리듬과 소리는 감정의 진폭을 조절하며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백영호 시인은 이 시를 통해

모성에 대한 경의와 함께 자식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탐구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강조되는 '효' 문화와 개인의 감정 사이의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이를 통해 독자에게 감정적 공감과 사회적 반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백영호 시인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

그리고 그리움을 묘사하면서도,

그 감정들이 어떻게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이러한 주제는 특히 한국 문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어머니라는 존재가 가족 내에서 매우 중요하고 때로는 신성시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이런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면서도, 개인의 감정과 경험을 통해 보편적인 감정의 진실을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백영호의 언어 사용은 시적 이미지를 통해 복잡한 감정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시에서 사용된 메타포와 상징은 감정의 깊이를 추가하고, 독자가 시의 감정적 풍경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옥양목 그리움 한 바가지"와 같은 표현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물리적인 이미지로 환원시켜 감정의 질감을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또한, 시의 구조와 리듬은 독자가 시적 순간에 더 깊이 몰입하게 하며,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간다.


특히,

각 절의 시작과 끝에서 감정의 고조와 완화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죄책감 사이의 감정적 긴장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백영호의 "어머니"는 한국 문화의 중심적 가치인 효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며, 어머니와 자식 간의 복잡한 감정의 교류를 아름답고도 애잔하게 그려낸 시이다.


시인은 자연과 일상의 이미지를 통해 시적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독자에게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로 인해 느끼는 감정의 깊이를 탐구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작품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며, 시적 표현의 힘을 체감할 수 있다.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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