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8. 2024

외팔 자전거 수리점

내 친구 달수









달수는

소년 시절부터

자신의 두 손이 창조하는 세계에

자부심을 느꼈다.


소학교 졸업 후

그는 동네에서 가장 믿음직한 수리공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의 꿈은

더 큰 무대를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느 봄날,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서울에서의 첫 몇 년은

낯선 곳에서의 고독과 경쟁 속에서

버텨야 했다.


선반공으로 일하던 어느 날,

기계와의 씨름 끝에

왼쪽 손목을 잃고 말았다.

그날 밤 병원 침대에 누워 달수는 처음으로 절망감을 맛보았다.


하지만

이내 그의 내면에서는

또 다른 불꽃이 피어올랐다.


'이것이 나의 끝이 아니다.

 시작일 뿐이다, '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달수는

서울 외곽의 조용한 거리에

'외팔 자전거 수리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다시 시작했다.


 처음에는

호기심 많은 시선들이

그를 따라다녔다.


하지만 달수의 손길이 닿는 자전거는

하나같이 새것처럼 변모했고,

그의 손재주에

고객들은 점차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다.

수리점이 번창하면서 달수는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장애를

빗대어 이야기하며,

사람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전달했다.


 "손이 하나밖에 없어도

자전거 두 대는

거뜬히 고칠 수 있지요.

손이 두 개 있었으면 뭐,

네 대는 고쳤겠죠?"

그의 유머는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수리점은

이웃들의 사랑방이 되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달수는 자신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의 아들이

수리점을 이어받겠다고 결심했을 때,

그는 한 시대의 종말과

다른 시대의 시작을 목격했다.


아들은

첨단 기술을 도입하여 가게를 현대화했지만, 달수의 정신과 유머는

그대로 이어졌다.

은퇴 후에도

달수는 자주 수리점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그는 젊은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나누었다.


 "어떤 일이든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해유.

나처럼 말이유.

한 손이 없어도 이만큼 해냈잖우.

나보다 나은 자네들은

더 잘할 수 있네."

달수의 삶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그는 자신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장애를 딛고

일어선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달수는

늘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았고,

그의 낙천적 태도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의 에너지를

전파했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자전거들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각자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친구와 같았다.


수리점에 모인 사람들은

달수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자신들의 고민을 잊고

위안을 얻었다.


달수는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더욱 관심을 기울였고,

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멘토였다.

하루는

한 손으로만 자전거를 수리하는 달수를 보고

한 어린 소년이 말했다.


"저도 언젠가 달수 아저씨처럼

될 수 있을까요?"

달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넌 뭐든지 할 수 있어.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거야."

이렇게 달수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의 수리점은

단순한 장소를 넘어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중심지가 되었다.


그가 만든 목공예 작품들은

그의 인생 이야기와 함께

지역 공동체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고,

이는 그의 존재가

단순한 수리공을 넘어선 것임을

증명했다.

달수의 이야기는

결국 지역 신문에 실리며 그를

 '웃음과 희망의 상징'으로 묘사했다.


기사를 읽은 많은 사람들이

그의 수리점을 찾아와

직접 그의 따뜻한 웃음을 경험하고

싶어 했다.


달수는

모든 이들을 환영했고,

그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더 큰 꿈을 꾸도록 도왔다.

그의 인생은,

어떠한 장애나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었다.


달수의 수리점에서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는,

그의 인생이

어떻게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그리고 그의 삶은

계속해서 새로운 세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전파되고 있었다.



청람

작가의 이전글 까마귀가 삐쩍 말라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