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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y 01. 2024

이런 교육이 한국에서 가능한가요?

청람 김왕식







어제는
대안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지인을 만났다.
그곳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밝은 미래를 본 것 같아  좋았다.



요즘
각종 미디어를 통해
학교폭력 등
우리 교육현장의 암울한 상황을 목격한다.

공교육 수업 현장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상황이 벌어진다.

기억에
몇 년 전 일이었을 게다

교사가 학생 지도 차원에서 좀 나무랐다고
한 남학생이 빗자루로 교사를
폭행했다. 이 장면에서 온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또한
수업 시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책상에 엎드려 잔다.
간혹 눈뜨고 있는 학생이 있다 해도
숨겨본 스마트폰으로
sns나 게임 등을 한다.
일부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아 다가가 보면 학원이나 과외 숙제를 한다.

그러니
실제로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는 학생은 고작 서너 명밖에 안 된다.

그야말로 학교는 쉼터인 셈이다.




지인은 자녀 학교에서 제시한 과제를
수행한 자료를 내게 보였다.

두 장 분량의 글이다.

가정에서의 부모와 어떤 소재로든 대화 나눈 내용을 소설 형식으로
구성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밝은 이래를 보는 것 같아 흐뭇했다.

순간
고교 국어교사로 교육현장에서 꽤 오래
학생들을 지도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부모와 학생이 엮어낸 과제를 소개한다.










봄비가 부드럽게 창문을 두드리는 저녁, 주방에서는 조용한 대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청람 학교 2학년인 선우는 숙제를 끝내고 엄마와 함께 차를 마시며 잠시 쉬고 있었다.

"선우야, 네가 생각하는 멋진 사람이 누구야?"
엄마는 창밖을 바라보며 물었다.

선우는 잠시 고민하다가,
"음, 영화에서 보는 슈퍼히어로들? 그들처럼 멋지고 강하고 싶어요." 하고 말했다.

엄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영화 속 히어로들은 정말 멋지지. 하지만, 이 비가 오는 날엔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게 어떨까?
멋진 사람은 눈을 즐겁게 하지만, 따뜻한 사람은 이렇게 찬 비가 내리는 날에도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어."

선우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따뜻한 사람이 된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예를 들어, 친구가 슬플 때
그저 옆에서 손을 잡아주는 것도 따뜻한 행동이야. 또는 누군가를 비판하기 전에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거지."

창 밖의 빗소리에 맞춰 엄마는
계속해서 설명했다.
 "잘난 사람보다는 진실한 사람이 훌룸해,
선우야. 잘난 사람은 가끔 피하고 싶어 지지만, 진실한 사람은 늘 곁에 두고 싶어 지거든.
네 친구가 잘못을 했을 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어떨까? 그게 진실된 태도야."

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오늘 제가 솔직하게 말해서 친구와 다퉜어요. 그 친구가 계속 거짓말을 했거든요."

엄마는 선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래도 네가 진실을 말한 건 잘한 일이야. 친구도 언젠가는 이해할 거야."

두 사람은 잠시 침묵하다가,
엄마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우리 선우는 대단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해. 대단한 사람은 주변에 부담을 줄 수 있어.
하지만 좋은 사람은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야."

"예를 들면요?"
선우가 물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길을 잃었을 때 길을 알려주거나, 누군가를 위해 문을 열어주는 것처럼 말이야. 이런 작은 행동들이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어."

선우는 엄마의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그는 늘 멋지고 대단한 사람이 되고자 했지만, 엄마의 말을 듣고 나니 그보다는 따뜻하고 진실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그럼 내일부터는 친구들에게 좀 더 친절하게 대해 볼게요.
그리고 항상 솔직하게 행동하려고 해볼게요.
그게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이라면요."

엄마는 기뻐하며 선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그렇게 해보자. 사실 세상에는 멋지고 대단한 사람보다는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 훨씬 더 필요하단다."

빗방울이 창문을 타고 흐르는 소리가 더욱 커지면서, 두 사람은 차를 마시며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선우는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엄마의 말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엄마는 조용히 일어나
생각에 잠긴  선우를  살포시 안았다.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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