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y 01. 2024

논두렁 밭두렁

시인 백영호











                      논두렁 밭두렁  



                                                  시인 백영호




5월 논두렁은
벼논이 물을 품어
모내기 알을 까면
밭두렁은 청보리를 품어
계절의 여왕 5월 복판에
청보리가 고갤 쑤욱 내밀어
출산준비에 들었다

같은 두렁끼리
하나는 시작을 알릴 시각에
하나는 갈무리 잉태다

하늘은 맑았고
만 가지 꽃대궐 다채론 계절
산천은 연두분 바르고
발밤발밤 걸어오나니

논두렁아
밭두렁아
하늘두렁
땅두렁아
가슴은
버얼써 초록두렁이어라.













백영호 시인의 시

"논두렁 밭두렁"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섬세하게 탐구하면서,

계절의 변화와 농촌 풍경을 통해

인생의 순환과 시작, 마감을 상징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시에서 시인은
논과 밭, 그리고 그 사이의 두렁을 중심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힘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첫 번째 연에서 시인은
"5월 논두렁은 벼논이 물을 품어 모내기 알을 까면"이라고 시작하여,

봄의 끝자락에서 여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농작물이 생명을 잉태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이는 자연의 순환과 농민의 노동이 어우러진 시간의 흐름을 나타낸다.

 "모내기 알을 까면"이라는 표현은 모종이 싹트는 순간을 인간의 출산에 비유하며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로움을 강조한다.

다음으로
"밭두렁은 청보리를 품어 계절의 여왕 5월 복판에 청보리가 고갤 쑤욱 내밀어 출산준비에 들었다"는
구절에서는 청보리가 성숙하여
곧 수확을 앞둔 모습을 통해 생명의 성장과

성숙의 과정을 드러낸다.

여기서 '출산준비'라는 표현은
농작물이 자라고 결실을 맺는 과정이

마치 인간의 출산 과정과 유사하다는 점을 시사하며,
자연과 인간 사이의 깊은 연관성을

상기시킨다.

시는 또한
 "하나는 시작을 알릴 시각에 하나는 갈무리 잉태다"라는 대비를 통해
봄의 시작과 가을의 준비,
즉 생명의 탄생과 수확의 시기를

동시에 포착한다.

이는
자연의 끊임없는 순환과 인간의 삶의 주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모든 생명이 각자의 시간과 리듬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늘은 맑았고 만 가지 꽃대궐 다채론 계절

산천은 연두분 바르고"라는
구절은
이 시의 시각적 이미지를 확장시키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찬미한다.

이는 봄의 생동감과 여름의 성숙함이 공존하는 풍경을 통해 감상자에게 시각적으로도 풍성한 경험을 제공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논두렁아 밭두렁아 하늘두렁 땅두렁아 가슴은 버얼써 초록두렁이어라"는 구절은 논과 밭,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두렁'이라는

공간적 요소를 통해
우리 모두가 자연의 일부임을

상기시킨다.

 '버얼써 초록두렁이어라'는 표현은 인간의 내면까지도 자연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하며,
자연의 초록을 가슴 깊숙이 품고 있음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우리의 정서와 삶의 방식이 자연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강조하며,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인식해야 한다는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인은
논과 밭, 그리고 하늘과 땅을 '두렁'으로 연결하며,
이들 간의 경계가 아니라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러한 연결고리는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보호하고 유지하는 데
필수적임을 상징하며,
생태계의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논두렁 밭두렁"은 또한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테마를 다루면서,
이러한 자연의 사이클이 인간 삶의 리듬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탐구한다.

계절의 변화는 단순히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시간대에서의 생명력의 표현이며,
이는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순간들과 맞물려 있다.

이 시를 통해
시인 백영호는 자연의 미묘한 변화와
그 속에서 일어나는 생명의 탄생과 성장,

수확과 갈무리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서로를 반영하고 영향을 미치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시적 이미지와 은유를 통해
자연의 순환과 그 안에서의 인간의 역할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독자로 하여금 자연과의 깊은 연결을

재인식하게 한다.

이는
인간이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야 할 필요성을 일깨우는
강력한 메시지로 작용한다.

요컨대,
백영호의 "논두렁 밭두렁"은
자연과 인간 사이의 교감을 아름답고 시적인 언어로 포착한다.
계절의 변화 속에서 인간의 존재와 역할을 재조명하는 작품으로서,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를 성찰하게 만든다.




청람

작가의 이전글 이런 교육이 한국에서 가능한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