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y 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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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리다
시인 백영호
나 보리 고백건대
1등은 항시 쌀 차지였고
나는 평생 2등 짜리였다
하지만 기죽지 않고
뚜벅뚜벅
나의 길 걸어왔다
쨍, 하고
새롬 해가 떴다
새싹보리 열풍이 불어
다이어트, 당뇨, 혈관에
좋다 좋다 좋다
매스컴을 타고
인기 수직상승
이제,
쌀의 자리 넘보고 있다.
ㅡ
백영호 시인은
착상이 기발하다.
시 "나는 보리다"는 일상적이고 소박한 식물인 보리를 인격화하여 그것의 성장과 변화를 통해 깊은 의미를 탐구한다.
시는 보리의 관점에서 시작하여,
보리가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결국 인간 사회에서 인정받는 과정을 묘사한다.
이 시에서 시인은
개인의 내적 성장과 사회적 인정에 대한
주제를 다룬다.
시의 시작 부분에서,
보리는 자신이 항상 쌀에 이어
두 번째 자리를 차지했음을 고백한다.
이는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것들이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1등은 항시 쌀 차지였고 / 나는 평생 2등 짜리였다"라는 구절은
사회적 가치 체계에서의 순위와 경쟁을 나타낸다.
이를 통해
시인은 사회에서의 가치 판단과
그로 인한 개인의 자리매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보리가
"기죽지 않고 / 뚜벅뚜벅 / 나의 길 걸어왔다"라고 말하는 부분은
인내와 근면을 강조한다.
이는
보리 자체가 겪는 성장 과정을 상징하며,
동시에
인간 삶의 보편적인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보리가 뚜벅뚜벅 걸어온 길은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자기 발전의 길을
의미한다.
"쨍, 하고 / 새롬 해가 떴다"라는 부분에서는
새로운 시작과 기회의 상징으로
해를 등장시킨다.
이는
보리가 새로운 시각에서
재평가받기 시작한 순간을
나타낸다.
시인은
구체적인 이미지와 소리를 사용하여
시적 이미지를 강화한다.
예를 들어,
"쨍, 하고"라는 표현은 시각적이며 청각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불러일으켜 독자가 그 순간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또한,
시 전체를 통해 반복되는
"뚜벅뚜벅" 소리는
보리의 꾸준한 성장을 묘사하며,
인간의 삶과 고난을 견디는 모습과도
연결된다.
시인은 보리를 통해
변화하는 사회적 가치와 인정의
중요성을 탐구한다.
보리가 결국
"다이어트, 당뇨, 혈관에 / 좋다 좋다 좋다"라며 인기를 끌게 되는 과정은,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것들이 재평가받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를 통해
백영호 시인은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각자의 위치를
재고하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는 보리다"는
겸손하고 평범한 존재가 자신의 내면적
가치를 발견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게 되는 과정을 통해 개인의 자아실현과 사회적 성장을 아름답게
그려내는 시이다.
시인은 보리를 통해,
자기 자신을 꾸준히 닦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노력이
결국에는 인정받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보리가 처음에는 2등으로 평가받았지만,
결국에는
그 자체로 큰 가치를 가지게 된 것처럼,
시인은 모든 인간도 자신만의 독특한 가치와 역할을 사회 안에서 찾을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 시는
끊임없는 자기 발전의 중요성과 함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의 상대성에 대해
깊이 사유하게 한다.
작품 전반에 걸쳐 사용된 소박하면서도
강렬한 언어와 이미지는
시적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독자에게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을
갖고 있다.
"나는 보리다"는
개인의 내면적 성찰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동시에 탐구하며,
우리 모두가 겪는 삶의 여정에서
우리 각자가 가진 독특한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내는 작품이다.
백영호 시인의 이 시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어떻게 각자의 위치에서 가치를 찾아가는지를 보여 주는 강력한 예로서,
우리 모두에게
자신의 길을 걷는 용기와 인내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청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