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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y 03. 2024

맹종죽

시인 백영호









            

                                    맹종죽


                                                        시인 백영호


비우기 위해 채우고
채우기 위해  비운다든가

대나무는 날마다 비웠다
나 또한 비우기 따라하기
바쁨에 둘이 한통속이라지

유월의 밤
맹종죽 숲에는 반짝반짝
무수한 별들이 쏟아진다
그 속에서
대금연주 가락을 듣노라면
은하의 속삭임이 들린다

그날도 대나무 숲은
비움과 채움의 삶
초록의 수직 폭포로
쏟아지고 있었다.






백영호 시인의 시

"맹종죽"은

자연과 인간의 내면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으로,

이 시를 통해

시인은 비움과 채움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자연의 순환과 인간의 내적 성찰을

조명한다.


 이 시에서 대나무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비우고 채우는 과정을 통해

삶의 근본적인 진리를 깨닫는 상징적 존재로 묘사된다.

첫 부분에서

"비우기 위해 채우고 / 채우기 위해 비운다든가"라는 구절은

동양철학의 중요한 원리 중 하나인 도(道)의 사상을 연상시킨다.


이는

물질적, 정신적 공간을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균형과 조화를 이루려는

인생의 철학을 나타낸다.


이러한 개념은

"대나무는 날마다 비웠다 / 나 또한 비우기 따라 하기"에서

더욱 구체화된다.


여기서 시인은

대나무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자연의 일부로서

스스로를 비우는 수행을 일상으로 삼고

있음을 표현한다.

"유월의 밤 / 맹종죽 숲에는 반짝반짝 / 무수한 별들이 쏟아진다" 이 구절에서는

시적 이미지가 확장되어,

대나무 숲이 우주와 연결되는

순간을 그린다.


별빛이 쏟아지는 광경은

대나무 숲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을

강조하며,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우주적 진실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을

제공한다.


이어지는 "대금연주 가락을 듣노라면 / 은하의 속삭임이 들린다"에서는

음악과 자연이 어우러지며

심오한 우주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마지막 부분인

"그날도 대나무 숲은 / 비움과 채움의 삶 / 초록의 수직 폭포로 / 쏟아지고 있었다."에서는

비움과 채움의 과정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이는 자연의 순환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면모를 상징한다.


이 구절에서

초록의 수직 폭포는 생명의 에너지와

성장의 힘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독자에게 삶과 자연의 끊임없는

순환에 대한 성찰을 제공한다.

전체적으로

 "맹종죽"은 비움과 채움이라는 주제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깊은 연결고리를 탐색하며,

이를 통해

삶의 근본적인 진리와

자기 성찰에 이르는 길을 모색한다.


시인 백영호는

이 시를 통해

자연의 순환 원리와 인간 내면의 성찰이

어떻게 서로 교감하며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지를

탁월하게 드러낸다.


이를 통해

독자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삶의 근본적인 가치와 의미를

재고할 기회를 얻는다.

시적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시인이 자연을 관찰하며

느낀 심오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점이 돋보인다.


구체적인 이미지와 함께

리듬감 있는 문장 구조는

시의 몰입도를 높이며,

읽는 이에게 시 속 풍경에 빠져들게 한다.


또한,

대나무 숲과 별,

음악의 소리 등을 통해

감각적 이미지를 풍부하게 제시하며,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이상의 것을 연상시키는 효과를 준다.

작가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은,

인간과 자연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이 둘 사이의 교감을 통해

인간 내면의 성장과 성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시인은 비움과 채움의 순환적인 과정을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은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조건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요컨대

 "맹종죽"은 자연의 순환 원리와

인간 존재의 본질 사이의 상호작용을

탐색하는 작품으로,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근본적인 의미와

가치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시인 백영호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조명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진리를 아름답고

의미 있는 시어로 전달해 준다.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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