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May 05. 2024

아내와의 거리는

시인 백영호

     








                아내와의 거리는

                                  시인  백영호




주말 부부로 산 지가 십여 년
아내가 차려온 차와 탁자
눈에 쏘옥 들어온다

씨줄 두 뼘 날줄 두 뼘
차탁 길이 에누리 없이
딱 두 뼘 씩이구
생각다가

평일날은 혼자 차 마실
아내와 거릴 재어본다
캬아,
두 뼘이 아니런가

생각만 하면
딱 차려지는 거리
깜깜 어둠 속에서도
오른팔 뻗으면
착, 안기는 거리
손바닥 두 뼘
그 안에 있었소이다.







 

시인 백영호의 시
"아내와의 거리"는
일상의 소박함 속에서도
깊은 애정과 부부간의 정서적 거리감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시는
주말 부부로 산다는 특수한 상황을 배경으로,
그 속에서 느껴지는 심리적 거리와
실제 물리적 거리 사이의 괴리를 탐구하고 있다.

첫 구절에서 시인은
“주말 부부로 산 지가 십여 년”이라고 밝히며,
장기간에 걸친 부부의 물리적 분리 상태를 드러낸다.
이어지는
“아내가 차려온 차와 탁자”라는 이미지는 일상의 단순한 행위 속에 서로의 존재감과 상호작용을 강조한다. 이 탁자와 차는 부부가 서로를 느끼고 교감하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시의 중간 부분에서
“씨줄 두 뼘 날줄 두 뼘”은 직물을 짜는 데 사용되는 용어로,
여기서는
부부 사이의 연결과 공간을 형상화한다. 차탁의 길이가
“딱 두 뼘 씩이구 생각다가”라는
표현은
실제 물리적 거리는 가깝지만,
일상에서 느껴지는 정서적 거리가 실제보다 멀게 느껴진다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평일날은 혼자 차 마실 아내와 거릴 재어본다”는 구절은
평일의 외로움과 주말의 만남 사이에서 오가는 감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러한 거리 측정은
감정적인 거리뿐만 아니라,
시간적 거리와도 연결된다.

마지막 부분에서
“딱 차려지는 거리 깜깜 어둠 속에서도 오른팔 뻗으면 착, 안기는 거리 손바닥 두 뼘 그 안에 있었소이다”는
시적 이미지는 부부 사이의 깊은 유대감과 사랑을 상징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아내가 있다는 것은,
물리적 거리를 초월한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이 시는
독자에게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사랑과 소통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며,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지라도 마음만은 가까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적 표현과 상징을 통해,
백영호 시인은 부부간의 사랑과 이해, 그리고
일상 속에서의 소중함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시의 주제와 표현은 일상의 소박함을 통해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한국 현대시의 전형적인 예로 볼 수 있다.

백영호 시인의 작품은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포착하고
그 안에서 인간관계의 깊이와 복잡성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한국 문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인간적 연결과 감정의 진정성에 대한 탐구를 장려할 수 있다.

백영호 시인의 작품은
일상적인 순간들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 경험을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의 시에서는
흔히 간과할 수 있는 순간들이 중요한 사유의 장으로 변모한다.
이는 독자들에게 일상 속에서도
예술을 찾고, 자신의 삶을 보다 깊이 있게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시인의 시는
섬세한 감정 표현을 통해 현대인들이 겪는 고독과 소외감을 치유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처럼
백영호 시인의 작품은 감정의 진솔함, 일상의 성찰, 문학적 혁신,
그리고 문화적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한국 문단에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그의 작품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한국 문학의 발전에 새로운 장을
마련할 것이다.


청람


작가의 이전글 무인도에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필요로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