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이 소리

시인 백영호









다듬이 소리




시인 백영호




우리네 삶에
세 가지 기쁜 소리 있으니
아기 우는 소리
자식 글 읽는 소리
그리고
다듬이 방망이 소리라

다듬이 소리는
다듬돌과 풀 먹인 삼베 홑청
다듬방망이와 할머니 손길이
어우러져 내는 오케스트라
백의민족 여인네 恨의 소리요
보릿고개 설음 달래는
할머니의 몸짓이었다

쭈글쭈글 주름 쫘악 펴지고
청아한 장단가락
밤이슬 녘 퍼지는
때림의 장단에 가슴옹이
풀림으로

어머니 속울음이었을까
할머니가 운 띄우면
어머니 들어간다 장단가락,
오늘따라 그 어머니
다듬이 소리
창자 타는 듯 그리움
가슴에 옹달샘으로
솟아오른다.












백영호 시인의 시 "다듬이 소리"는

한국의 전통 생활문화 속에서 흔히 발견되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통해

깊은 정서와 역사를 표현하고 있다.


이 시에서 시인은

세 가지 기쁜 소리를 언급하는데,

이는 아기 울음소리,

자식이 글을 읽는 소리,

그리고

다듬이 소리이다.


이 세 가지 소리는

각각 새로운 생명의 탄생,

지식의 습득,

그리고

전통적인 가사노동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상징한다.

다듬이 소리는

다듬돌을 사용하여

삼베나 홑청 등의 천을 다듬는

소리이다.


이 소리는

고된 노동 속에서도

고요함과 조화를 이루며,

할머니의 손길을 통해 전해지는

옛 세대의 지혜와 정성을

상징한다.


시에서

"백의민족 여인네 恨의 소리"라고

표현함으로써,

다듬이 소리가

단순한 노동의 소리를 넘어

한국 여성들의 아픔과 고난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보릿고개 설음 달래는"이라는

구절은

이 소리가 어려운 시기를 견디게 하는

위로의 역할을 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시는

전통적인 가사노동을 수행하는 동작과

소리에 초점을 맞추어

리듬감과 장단을 묘사하고 있다.


"쭈글쭈글 주름 쫘악 펴지고

청아한 장단가락"이라는 표현은

물리적인 노동의 변화와

음악적 리듬을 결합시켜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이미지를

독자에게 전달한다.


밤이슬 녘에 퍼지는

다듬이 소리의 장단은

일상의 소리가

어떻게 예술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백영호 시인은

다듬이 소리를 통해

세대 간의 연결고리와 기억의 전달을

중요시한다.


할머니의 소리에

어머니가 응답하듯,

과거와 현재가 대화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공동체 내에서

개인과 세대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지를 볼 수 있다.


시인은

이러한 전통적인 소리가

현대 사회에서 점차 사라져 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이를 통해

잃어가는 문화적 정체성과

연결된 감정의 소중함을 독자에게

일깨운다.

요컨대,

"다듬이 소리"는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감각적으로

재현하며,

가사노동이 지닌 역사적 깊이와

정서적 가치를 탐구한다.

시인은

이러한 일상의 소리를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과 역사적 경험을

포착하고,

그 속에서

개인과 공동체의 감정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탐색한다.

시는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시인 자신을 포함한 현대인 사이의

정서적 교류를 드러낸다.

다듬이 소리는

할머니가 운을 띄우고

어머니가 장단을 맞추는 것처럼,

각 세대가

서로의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적인 기억과 감정이

문화적 전통 속에 녹아들어

가족과 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시인은

반복, 대조,

그리고

의성어와 의태어를 사용하여

리듬과 이미지를 강화한다.


특히,

다듬이 소리의 리듬을 통해

시적 흐름을 조절하며,

이는 독자가 시의 정서적 깊이와

미학적 아름다움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시인은 전통적인 소리를 현대의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 사이의 다리를

는다.

시인은

독자에게 우리의 전통과 문화가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지를

상기시키려 한다.

다듬이 소리를 통해 전달되는

역사적 기억과 감정은 현대인들이

자신들의 뿌리와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금 성찰하고,

전통을 소중히 여길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 시는

단순한 노동의 소리를 넘어,

한국인의 삶과 문화,

역사 속에 깊이 뿌리 박힌 정서를

조명함으로써,

우리가 잊고 있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백영호 시인의 "다듬이 소리"는

과거와 현재,

개인과 공동체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귀중한 통찰을 제공하는 작품이다.



청람



keyword
작가의 이전글호메로스와 아르고스